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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코르다 사진전 | 전시 2010-12-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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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체게바라와 쿠바, 코르다 사진展

장르 : 전시/행사       지역 : 서울
기간 : 2010년 11월 24일 ~ 2011년 03월 01일
장소 : 코엑스 1층 특별전시장

공연     구매하기

 가끔 가다 미술 전시는 봤어도 사진전은 처음입니다. 이 생소한 이름의 사진 작가가 바로 그 유명한 체 게바라의 사진을 찍은 사람이라길래 관심이 안 갈 수 없더군요.

 

 


 

 

게릴레로 에로이코 (영웅적 게릴라)

 

 

 저도 나름 베스트 셀러였던 체 게바라 평전 정도는 읽었습니다만,

 (읽은 지 백년 정도 되어서 내용은 다 까먹었지만서도;)

 솔직히 체 게바라의 대단한 인기와 명성은 그 무엇보다도 저 외모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혁명 전사이면서도 따스한 휴머니스트였던 점, 혁명 성공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계속 투쟁하다가 결국 처형된 점, 엘리트이면서도 민중과 밀착했던 점, 변절하거나 늙거나 기득권이 되기 전에 강렬하게 사라져갔다는 점, 기타 등등 물론 그는 위대한 인물이었고 인기 요인이 딱 한 가지가 아닌 건 분명합니다만, 저 쿨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가 아니었다면 모나리자 다음으로 많이 복제되었다는 이미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씁쓸한 일이지만.

 

 그리고 코르다가 찍은 이 한 장은 그의 혁명가적 면모와 잘 생긴 외모를 비롯하여 강력한 카리스마, 단정하면서도 강인한 성품까지 완벽하게 포착한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정말 반할 것 같은 사진이지요.

 

 코르다의 사진들은 쿠바의 역사와 절대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진 작가들에 비해 코르다의 사진들은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사진들은 분명히 사진 자체보다도 피사체의 중요성이 더 큽니다. 전시 설명에서도 코르다가 운 좋게 좋은 피사체들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선 것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인정합니다. 물론 사진 자체도 좋지만요. 피사체에 대한 이해도나 결정적인 찰나의 순간을 잡아채는 능력, 남다른 구도 잡는 능력 같은 건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뛰어나다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탕수수밭의 피델

 

 

 제가 사진 문외한이라 아무래도 사진 자체의 미적 요소보다 그 사진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과 역사에 더 치중하게 되더군요. 코르다가 다른 사진 작가들과 차별화되는 게 바로 그 부분이기도 하지요. 새까맣게 모여든 군중들과 그에 대비된 연단 위 카스트로의 당당한 뒷모습이라든지, 아래에서 찍어 거인처럼 보이는 카스트로의 모습이라든지... 역사적 순간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의도가 카스트로의 위엄과 위대함을 더욱 강조하려는 데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코르다가 정식으로 카스트로에게 고용되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니라지만, 결국 다비드 같은 어용 화가들이 생각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비드가 어용 화가라고 해서 그 작품이 덜 아름다운 것은 아니긴 합니다만.

 

 특히나 미국을 방문한 카스트로가 링컨의 거대한 동상을 올려다보고 있는 사진을 찍어, 그 사진에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는 부분에선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일종의 용비어천가가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카스트로가 그 사진을 본 후 코르다와 개인적으로 친하게 되었다는군요.

 

 반면에 코르다는 카스트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그의 개인적이고 소박한 모습도 많이 남겼습니다. 피곤에 절어 잠든 모습이라든지 농촌을 찾아 흙을 만지며 민중을 살피는 모습, 휴가나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처럼 말이죠. 그런 인간적인 모습들을 찍어 남긴 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도 합니다만, 글쎄요. 좋게 보려면 좋게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위대하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모습과, 친근하고 민중 친화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것은 역시나 군중 선동의 기본입니다. 지도자가 민중을 자꾸 찾아가는 것은 포퓰리즘의 기본이고. 저는 아무래도 코르다의 그런 명백한 의도들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역시 예술은 정치와 영합하지 않는 편이 더 좋습니다.

 

 

 


 

 

나무토막 인형을 안은 소녀

 

 이 사진도 아주 유명하죠. 이것도 코르다의 작품이라는 건 전시를 가서야 알았습니다. 59년 쿠바 혁명 직후 찍은 사진인데, 가난에 쩌들어 어린 딸에게 인형 하나 사 줄 수 없는 빈민의 처지를 아름답고도 처연하게 잡아낸 작품이지요. 전시작 중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혁명 직후의 빈민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난과 절절한 아픔이 묻어나는 사진을 찍었지만, 코르다의 사진들에서 혁명이 효력을 발휘한 이후의 민중들은 좀 더 밝고 긍정적이고 희망에 찬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활짝 웃는 사진들이 많더군요. 물론 독재 정권에서 벗어나 혁명이 성공한 이후 하위 계층 사람들의 처지가 훨씬 나아졌을 것임은 분명합니다만, 무 자르듯 혁명 덕분에 다들 소박한 행복을 꿈꾸게 되었다는 식의 이분법적 설명은 분명히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쿠바와 같은 공산국가인 북한이 인민들을 향해 매번 중얼거리는 이야기와 비슷해서 무심코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겠고.

 

 

 

 


노르카

 

 

 코르다가 매번 혁명 관련 인물들의 사진만 찍은 것은 아니고, 사실은 시커먼 남자들(;;)보다 아름다운 여인들을 피사체로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아름다운 여인은 놓치지 않고 찍었다고 하더군요. 이처럼 제대로 모델을 써서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뿐 아니라 광장에 모여든 민중 사이에서도 정말 미인은 잘도 골라내 찍었더라고요. 그의 유명한 작품들은 말했듯이 다비드적입니다만 그의 사생활은 또 다분히 피카소적입니다. 세 명의 아내와 수많은 애인들에게서 영감을 얻었지요. 그리고 스튜디오 코르다를 운영했고 단지 그곳이 작업실일 뿐 아니라 문화적 중심이었다는 부분은 앤디 워홀이 연상되는군요.

 

 

  


 

 전시장은 코엑스 특별 전시장입니다. 특별 전시장이 무엇인가 했더니, 그냥 코엑스 1층의 뻥 뚫린 넓은 공간에 칸막이 벽을 세워 마련한 공간입니다. 바깥 소음이 들리고, 또 1층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사진 액자 유리에 비쳐서 감상을 어렵게 할 때가 있습니다. 역시 예술 전시는 코엑스 같은 곳보다는 전문 미술관이 백 배 낫습니다. 장소 선정은 유감스럽더군요.

 

 코르다의 사진이 역사의 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포착했다는 점은 분명히 큰 매력입니다. 사진을 전공하거나, 사진 찍는 데 관심이 있는 분들은 사진전을 보면서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진 문외한은 사진 자체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능력이 없는 만큼, 뒤에 이야깃거리가 있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이러한 작품들이 보기에 더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에 드러나는 의도에 찬성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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