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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 일반도서 2021-09-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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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위니프레드 왓슨 저/유향란 역
봄날(꿈꾸는사람들의블로그북) | 200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솔직해서 더욱 멋진 페티그루에게 찾아온 특별한 하루. 유쾌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순간 주위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에서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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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우연히 영화를 보고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맛본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클래식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접하면서 혼자 세운 지론에 빗대보자면,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그리는 이야기는 실패하는 확률이 극히 드물다. 그런 점에서 제목부터 점수를 따고 들어가기는 했으나, ‘특별한 하루’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작품이 꽤 많아서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그야말로 특별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원제는 Miss pettigrew lives for a day. 살아가는 나날 속에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새 아침을 맞이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하루’는 페티그루가 일생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놀라운 경험을 안겨준 시간들로 채워지고, 그녀의 인생여정에는 다른 문이 열렸다. 로맨틱 코미디가 이 작품만 같다면 그 끈을 놓지 않으련다.

 

저자 위니프레드 왓슨(Winifred Watson)은 1930년대부터 40년대 초기에 걸쳐 활동했던 영국의 여류 작가이다. 당연히 작품의 배경은 당시의 런던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놀라운 건 시대의 갭을 거의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로맨스의 전형을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긴장감을 유지한 채 등장인물의 뒤를 좇아가느라 바쁘게 만드는 건 역시 구성의 힘이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자신의 직업을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결혼과 함께 부자 남편의 보금자리에 안주하려는 신데렐라와는 조금 다른 리얼리티가 있다. 고지식하고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지닌 귀너비어 페티그루가 서서히 자신의 내면에 꿈틀대는 자유로운 욕망을 발견하고 유쾌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순간 주위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에서 해방된다. 바람둥이 여가수 델리시아 라포스도, 그녀의 친구 미용사 뒤바리도, 그녀들을 사랑하는 청년들 마이클과 토니도.

 

영화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원작소설을 읽어보니 책 쪽이 훨씬 산뜻하다. 영화처럼 꼬인 데가 없고, 페티그루의 모험은 한층 버라이어티하게 흘러가서 밝은 기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화장과 옷차림으로 변신하는 마법의 시간과 ‘한방 먹여요!’ 소동 후 우르르 몰려나올 때의 후련함은 마치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또한 마지막 로맨스의 주인공이 된 페티그루와 조의 데이트도, 모든 이에게 만족감을 안겨주는 결말도, 시원하게 마무리된다. ‘진짜 해피엔딩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듯이. 인생을 뒤바꾸는 사건은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그리하여 미스 페티그루는 자신의 인생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사랑을 가져다주었다. 어쩌면 가정부와 가정교사 의뢰를 착각하고 페티그루를 라포스에게 보낸 직업소개소의 소장이야말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솔직해서 더욱 멋진 페티그루의 매력에서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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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러브] 평행선을 걸어가는 사람들 | 일반도서 2021-09-1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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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슈크림 러브

나가시마 유 저/김난주 역
한스미디어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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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슈크림을 먹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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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나가시마 유長嶋有의 소설 <유코의 지름길>을 꽤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라 저자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는 [슈크림 러브]는 어떨까 기대했으나 영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았다. 역시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와는 잘 안 맞는 느낌이다. 원제는 ‘패럴렐パラレル’. 부부가 별거 끝에 이혼에 다다른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결국 다시 사이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는 평행선을 나란히 걸어가기 때문이고, 친구와 이러니저러니 하면서도 중요한 일이 생기면 항상 함께 하는 건 역시 닮은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이리라. 그런 상황이 어떻게 해서 국내 제목의 ‘슈크림’과 연결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는데, 번역자 후기를 보니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슈크림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과 부드러움의 환상이 다 먹고 난 후 입안에 남아 있는 아쉬움과 허망함의 현실과 어우러진다.” 과연 결혼이란 달콤한 환상과 아쉬운 현실이 복합된 문화라는 것인가.

 

게임 디자이너인 나, 시치로는 회사의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사했다. 그리고는 곧 아내와 거리가 생겨 버렸다. 아내가 바람이 난 건 회사를 그만둔 일과 관계가 있을까?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른 남자가 생긴 아내와 더 이상 함께 할 수는 없어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시치로의 결혼도, 이혼도, 증인이 되어 준 오랜 친구 츠다는 좀처럼 결혼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안면 지상 주의자인 츠다에게 있어 여자는 어떤 존재일까. 술집에서 일하는 사오리와는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일까. 속물 같은 츠다이지만 제법 멋진 결혼 축사를 준비했다. “결혼은 다름 아닌 문화입니다.” 문화가 어떤 나라와 민족이 공유하는 고유한 것이라고 했을 때, 가장 작은 단위로서의 가족, 즉 부부는 결혼을 통해서 두 사람만의 문화를 가꿔나간다는 것이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슈크림을 들고 나타난 아내. 커다란 슈크림을 하나씩 먹고 한 개가 남았다. 애인이 있는 전 아내, 만나는 여자가 생긴 전 남편. 여전히 두 사람은 ‘잘 지내?’라는 문자를 주고받는다. 회사 일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교제하는 모든 사람들을 챙기는 츠다는 여전히 바삐 지내고 있다. 결혼이라는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슈크림을 먹을 것인가, 남길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몫인 것이다.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이미지화하여 구성을 했다는데, 과거와 현재를 마구 오가는 와중에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걸까? 시도는 좋으나 재미는 부족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평범한 일상이라 해도 뭔가 두근거림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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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식당의 밤]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이색 식당 | 일반도서 2021-09-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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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하 식당의 밤

사다 마사시 저/신유희 역
토마토출판사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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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변두리 요쓰기 일번가의 색다른 술집 ‘은하 식당’. 누군가가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6편의 이야기에는 소소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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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퍼뜩 떠오르는 게 있지 않은가? <은하철도 999>. 거의 반세기가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 명작인 이 작품은 일본 만화의 거장 ‘마츠모토 레이지’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지만, 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 있었으니 바로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銀河鐵道の夜>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을 보면 1896년생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상상력을 지닌 희망의 전도사다. 일본의 국민 작가라 불리는 이분의 작품에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사다 마사시佐田雅志 역시 상당히 매료되었던 모양으로, <은하철도의 꿈ジョバンニの島>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을 맡았고, 급기야는 [은하식당의 밤銀河食堂の夜]이라는 소설까지 집필했다.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진정한 행복의 의미야말로 이들 작품의 공통적인 주제가 아닐까 한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행복이 있는 거야. 딱히 대단한 인생 같은 건 없어. 단지 소소한 행복이 있을 뿐이라고.”
p.168

 

도쿄 변두리 요쓰기 일번가에는 색다른 술집이 있다. 가게 이름은 ‘은하 식당’. 카운터 석만 있는 선술집으로 맛있는 술과 안주가 제공되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호남형의 마스터가 손님을 맞이한다. 언뜻 드라마 <심야식당>이 생각나는 분위기인데, 다만 이곳의 쥔장은 조끼와 나비넥타이를 한 어딘지 고상한 면이 엿보이는 예순 살 안팎의 신사다. 모든 것이 다 매력적인 이 가게에는 해가 저물면 하루일과를 마친 단골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동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을 서로 나눈다. 그렇게 누군가가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6편의 이야기에는 소소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이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첫사랑 연인의 동반자살
은하식당의 터줏대감이자 죽마고우 테루와 붐의 친구인 경찰관 ‘소녀 헤로시’는 로맨티스트다운 별명에 걸 맞는 순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네에서 고독사한 할머니는 사실 쇼와 시대의 대스타 여배우였다. 화려한 과거를 묻고 조용히 살아온 데는 첫사랑 연인과의 안타까운 사연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매달 배달되는 돈 봉투
테루와 붐의 소꿉친구로 ‘오요요’가 말버릇인 ‘오요요 후토시’는 마을의 우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와 함께 온 손님은 마귀할멈 ‘가리바’라 불렸던 옛 이웃. 후토시는 그녀의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7년 전 교통사고를 일으킨 남자에게서 매달 보내져오는 등기우편을 배달하다 알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번째 이야기.
지독하게 운 없는 남자
테루의 후배로 말만 하면 ‘진짜?’라는 말을 붙여 생긴 별명 ‘진짜 겐타로’가 색다른 일행과 함께 식당에 들어섰다.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되자 이야기를 풀어놓는 겐타로. 세상에는 뭘 해도 안 되는 지독히도 운 없는 남자가 있었으니 그에 대한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사연이 펼쳐진다.

 

*네 번째 이야기.
서투른 사랑
우연히 합류한 이야기에 빠져들어 완전히 가게의 단골 멤버가 되어버린 보험회사 여직원들. 그중 학교 다닐 때 ‘설마 게이코?’라 불리는 쌈짱이었다는 게이코의 이야기. 가라데 유단자였던 그녀가 불량배들에게서 구해준 소녀를 오랜만에 만났다. 10대의 서툰 사랑이 가져온 굴곡진 인생은 이젠 과거가 되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요괴 고양이 삐이
헤로시가 데려온 남자는 동네에서 재즈 찻집을 2대째 운영하는 가스오. 계면쩍을 때면 ‘므흐흐’하고 웃는 버릇이 있어 ‘므흐흐 가스오’. 동네에 오래된 문화재급 저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 집에서 자신이 겪었다는 오봉과 고양이에 얽힌 괴담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진짜 괴담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섯 번째 이야기.
첼로 켜는 술고래
슬슬 마스터의 수수께끼가 나올 때가 되었다. 테루와 붐 등 학창시절 친구들이 일요일 낮 디저트 가게에 모였다. 매년 중학시절 은사의 기일을 기념하는 것. 여기 유명한 지휘자 선생님이 합류한다. 모두들 저녁에 가기로 한 ‘은하 식당’이 궁금해서라고. 무엇보다 첼로를 장식해 놓는 그곳의 마스터가 말이다.

 

빈티지한 분위기와 함께 에피소드들도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오래된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푸근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각자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게 마련이다. 자신이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있으리라. 그러나 누구나 쓰라린 아픔을 겪기도 하고 가슴 벅찬 기쁨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생에서 대단한 걸 찾으려 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소한 행복, 그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정한 에너지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보물이야말로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 보물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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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종활 사진관] 영정 사진에 얽힌 인간 드라마 | 일반도서 2021-08-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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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저/이영미 역
엘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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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전문 사진관을 무대로 하는 연작소설집으로 ‘인생을 마무리 짓기 위한 활동’의 줄임말인 ‘종활’을 소재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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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실력파 미스터리 작가인 '아시자와 요'의 [아마리 종활 사진관雨利終活寫眞館]은 ‘인생을 마무리 짓기 위한 활동’의 줄임말인 ‘종활’을 소재로 삼은 소설이다. 영정 전문 사진관이라니 어떻게 보면 불길한 생각에 기분이 이상해지고 과연 수지가 맞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는 사업이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분야이기는 한 것 같다. 소설 속 스튜디오 코디네이터의 이야기처럼 젊은 사람들이나 갑작스런 죽음의 경우,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가 있을 테니 말이다. 우리 가족도 스냅 사진밖에 없어 흐릿한 옛날 사진을 보며 더 슬퍼졌던 경험이 있다. 인생의 마지막 모습이라 해도 남에게 보이는 게 뭐 중요할까 싶긴 하지만, 결국 남은 가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인생의 종말을 맞이할 때, 사람은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보인다.”

 

1화. 첫 번째 유언장 
하나는 할머니의 유언장 내용이 집안에 파문을 일으키자 영정사진을 찍은 사진관을 찾는다. 할머니가 자식들 중 자신의 엄마만을 쏙 빼버린 건 어떤 연유에서인지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서였는데, 퀴즈를 좋아하던 할머니답게 여기에는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었다.

 

2화. 십이 년 만의 가족사진
헤어스타일리스트인 하나는 사진관에 취업을 했다. 영정사진을 가족과 함께 찍을 수 있냐고 문의한 할아버지가 어느 날 아들과 손자를 데리고 왔다. 엄마의 사고사 이후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갈등의 나날이 시작되었다는데 이들 3대의 관계는 회복될 수 있을까.

 

3화. 세 번째 유품 
방송국에서 특집 프로그램으로 다루고 싶다며 사진관에 보관되어 있던 옛 사진에서 한 장을 골라낸다.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상황, 사진에 찍힌 임산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딸이 찾아와 오히려 사진 속 아빠를 찾는다.

 

4화. 두 번째 영정사진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인 남성이 찍은 두 장의 영정 사진. 한번은 딸인 듯한 미모의 여성과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고, 한번은 집에서 아내와 찍었다. 그런데 보내달라는 주소는 엇갈려 있고 부부에겐 아들만 하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불륜? 하나는 고민한다.

 

주인공 하나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야 할 텐데, 혼자 오해하고 혼자 화를 내고 혼자 감상에 젖는 그녀가 영 탐탁치가 않은 것이 문제다. 사진관 이름으로 봐서는 대를 이은 포토그래퍼인 모양이지만 아마리라는 남자는 그다지 큰 활약을 하는 것도 아니고, 타산적인 코디네이터 유메코나 어색한 사투리의 도톤보리도 그렇고, 캐릭터들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수수께끼를 섞어 담담하게 써내려간 소설임에도 아무래도 소재가 영정사진이고 보니 최근 슬픈 일을 겪은 터라 가슴 아프게 읽었다. 감상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는 건 개인적으로 시기가 좋지 않았던 탓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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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어도] 달려라, 패럴림픽의 꿈을 향해 | 일반도서 2021-08-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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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개가 없어도

나카야마 시치리 저/이정민 역
블루홀6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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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정신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한 인간의 성장스토리를 따뜻한 감성과 함께 그리는 한편으로 미스터리가 교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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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계의 인기작가로 ‘이야기의 장인’이라 일컬어지는 나카야마 시치리는 그동안 사회파 미스터리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주로 다루었으나, 이번에는 색다른 이야기를 펼쳐냈다. 작품 [날개가 없어도翼がなくても]는 사건의 추적보다는 불굴의 정신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한 인간의 성장스토리를 따뜻한 감성과 함께 그리고 있다. 촉망받던 육상선수 사라가 교통사고 후 좌절을 딛고 과연 다시 일어서게 될지 시종 응원을 보내는 한편으로 평범한 가정의 그녀가 어떻게 해서 재기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했는지 궁금해지는 미스터리가 교차된다.

 

200미터 달리기가 주종목인 스프린터 사라는 소속 실업팀의 유망주다. 잘하면 올림픽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었으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왼쪽다리를 절단하고 만다. 목숨을 건진데다 절단부위가 무릎 밑이라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육상선수로 평생을 살아 온 그녀에게 다리가 없다는 건 삶의 이유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더 괴로운 사실은 가해자가 옆집의 소꿉친구라는 것. 은둔형 외톨이가 된 그와는 관계가 소원해진지 오래이지만 사과조차 하러 나타나지 않는 데 부아가 치밀어 올라 옆집 창문을 향해 마구 소리를 질렀다. “너 같은 건 죽어버려!” 그런데 며칠 후 그가 진짜로 살해당했다. 흉기는 발견되지 않고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 채 경찰의 의심은 사라에게로 향한다. 한편 실의에 찬 사라의 눈에 들어온 건 장애인 육상경기였다. 의족이 마치 날개라도 된 듯 질주하는 모습을 보고 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어떻게든 패럴림픽에 나가고야 말겠어!

 

스포츠용 의족이라는 날개를 단 사라. 그러나 인간이 꿈을 향해 날아가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도구가 아니라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패기와 할 수 있다는 의지가 필요한 법이다. On your marks, Set, 탕! 신호가 울리고 사라는 시상대에 선 미래의 자신을 그리며 달려 나간다. 이제 그녀에게는 날개가 없어도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다이스케, 보고 있어?
지금 난 너와 함께 달리고 있어.

 

미스터리라기보다는 한편의 스포츠 소설을 보는 것 같은 생생함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게다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대표 캐릭터들인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와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가 함께 등장해 팽팽한 승부를 펼치고 있으니 감칠맛이 더해졌다. 올림픽이 한창인 시기에 때맞춰 읽으니 어쩐지 내 가슴 속에서도 어렴풋이 열기가 솟는 기분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신체적·감각적 장애가 있는 운동선수들이 참가하여 펼치는 패럴림픽Paralympics이 열린다는 건 알고 있으나 솔직히 나부터도 별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야말로 일반인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피땀을 흘리고 있다는 걸 우리는 너무 등한시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누구보다 더 응원을 받아야할 선수들, 올해의 도쿄 패럴림픽은 바이러스 때문에 더욱 조용히 지나가겠지만 마음으로나마 존경의 박수를 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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