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국어샘 목연 문답
https://blog.yes24.com/yyhome53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목연
인식의 물결이 출렁이더니 사바의 시름이 끊이지 않네. 지혜의 맑은샘 한번 엉기니 인연의 비바람 스스로 멎네.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3·4·9·10·12·13·14·15·16·17기

5기 일상·교육

7기 사진·여행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51,067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홀로 나누는 문답
나의 생각과 독서
오늘 읽은 글
인터넷 서점 이야기
나의 장서
파워문화블로그
목연의 생활
이웃의 풍경
교과서 속의 문학
현대문학의 향기
고전문학의 향기
가톨릭문화의 향기
은막의 향기
교단의 향기
정운복샘의 편지
읽고 싶은 책
나와 인연을 맺은 책들
팔려는 책
내가 아는 정보들
오늘의 역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내사랑 만화
독서참고자료
교과서에 실린 작품
나누는 즐거움
영화 이야기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코로나양성 산수마을사람들 오염향 서원면행정복지센터 서원고향산천 N잡 뒷산묘소 제자들의선물 강림이모네식당 지식인이벤트
2023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敎學相長
작가 블로그
최근 댓글
지금은 많이 좋아지신거죠? 그래도 .. 
오랜만인 쌤의 일기가 코로나 양성이라.. 
목연님 오랜만에 뵙네요. 저도 15년.. 
사진이 안 올라가는 것은 정말 안타까.. 
쌤.. 걱정 많이 하였어요.. 아프.. 
새로운 글

나의 리뷰
정답고 정겨운 비빔툰 가족 | 내사랑 만화 2023-06-28 22:46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818846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비빔툰 시즌2 : 1

홍승우 글그림/장익준 글
트로이목마 | 2020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안흥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비빔툰은 한때 애독했던 작품이다. 1999년 5월 176일부터 2011년 12월 28일까지 한겨레신문에 연재될 때 빠짐없이 보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것이 단행본으로 나왔을 때 구입하기도 했다.

 

지금은 한겨레신문도 구독하지 않고 있고, 비빔툰도 연재를 중단한지 오래이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제목에 나온 것처럼 '시즌 2' 연재 이후의 이야기들이다. 연재 초기에는 정보통과 생활미 부부의 일상이 나왔는데, 그후 다운이와 겨운이가 태어났다. 지금은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아이들과 정보통과 생활미 부부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이 있는 작품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내게는 특별한 이웃 같은 작품이다. 주인공 부부는 정보통과 생활미, 그들의 아들이 다운이고 딸이 겨운이다. 처음 작품을 대할 때 아이들의 작명이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답고 정겨운 것이 모든 가정의 꿈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주인공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니 그들은 내게 특별한 이웃이었나 보다.

 

세월은 흘렀고, 작중에서 태어난 자녀는 중학생과 고교생이 되었지만 주인공 부부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최소한 15년 이상이 흘렀으니 30대 내외에서 40대 초반이 되었을 텐데 어찌 변하지 않겠는가. 아마도 변하고 싶지 않은, 초심을 잃고 싶지 않은 작가의 마음이 그렇게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둘째,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내외는 그리 넉넉하지 않은 소시민이다. 생활에 쫓기고 늘 고단해 하면서도 그래도 살려고 하는 보통사람들, 이것이 이 작품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겠는가?

 

한겨레신문은 진보적인 매체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에는 정치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 직장에서의 일상이 담겨 있다. 자신의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의미이다.

 

셋째, 글과 그림이 함께 있는 특이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한 면은 8컷의 만화가 있고, 한 면에는 짤막한 에세이가 담겨 있다. 100편의 만화와 100편의 에세이가 함께 담겨 있는 것이다. 즉, 만화와 에세이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만화와 에세이가 모두 작가의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표지와 작가 소개를 보니, 만화는 홍승우 화백이 그린 것이고, 에세이는 장익준 작가가 쓴 것이다. 그림작가와 글작가가 따로 있어서 만화의 지문과 대화는 글작가가 쓰는 경우는 가끔 보았지만, 이와 같이 에세이 작가가 별도로 있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개인적으로 성공적이라고 본다. 화백과 작가의 궁합이 맞는다고 할까. 만화에 어울리는 에세이였고, 에세이에서 힘을 얻는 만화가 되었으니……. 독자 입장에서도 만화와 에세이를 함께 감상할 수 있으니 불만이 없으리라고 본다.

 

넷째, 가정, 직장, 학교생활 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가족이 가정에서 겪는 일상사와 함께, 정보통이 직장에서 겪는 애환, 다운이와 겨운이의 학교생활이 담겨 있고, 때로는 애완견 토리를 키우면서 스치는 일화 등도 담겨 있다. 소시민이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생활 만화라고 할까?

 

이 작품을 누구에게 권할까? 그야말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환영받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40대 내외의 부부이니 그들과 비슷한 연배는 공감을 느낄 것이고, 다운이와 겨운이의 생활은 청소년들의 모습을 담았으며, 가끔 스치는 이웃의 어르신들도 있으니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작품이 될 것이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5        
리뷰의 미래를 생각한 못생긴 소나무 | 나의 리뷰 2023-06-05 23:33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808627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못생긴 소나무

정운복 저
생각나눔 | 2021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정운복 작가는 춘천 풀무문학회 회장으로서 6권의 에세이를 펴낸 작가입니다.

『흙의 문화를 꿈꾸며』,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가는 것』,

『고래가 바다로 간 이유』, 『벽과 담쟁이』,

『물처럼 바람처럼』, 『느림의 행복』에 이어서

2022년에 일곱 번째로 펴낸 에세이가 『못생긴 소나무』이고요.

이 작품에 대해 누군가 이런 리뷰를 썼네요.

 

"못생긴 소나무"는 정운복 작가의 에세이집입니다. 2015년에 출간되었으며, 2016년 대한민국 출판문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느끼는 삶의 편린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매일 아침 짧은 단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이러한 자연에서 느끼는 이야기들을 담아냅니다.

 

이 책은 짧은 글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하여 행간을 자주 띄운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인의 바쁜 삶 속에서 긴 글을 인내하지 못하는 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편마다 주제가 다르므로 그냥 펼쳐서 눈에 들어오는 대로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짧은 글 긴 생각처럼 글은 짧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소화해도 좋을 내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힐링 에세이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자연의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글은 잘 쓴 리뷰일까요?

글쎄요. 심금을 울리는 멋진 리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단점을 지적하기도 곤란한

그런대로 무난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이 책에 대해서 저 정도로 글을 쓰려면,

최소한 『못생긴 소나무』를 읽었을 테고,

정운복 작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가능한 글이겠지요.

 

그렇다면 저 글의 작가는 누구일까요?

AI입니다.

**** 프로그램에서

"정운복이 쓴 『못생긴 소나무』를 알려주세요."라고 요구하니

3초 만에 저런 글이 나온 것입니다.

 

저 글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습니다.

『못생긴 소나무』는 2021년에 출간되었으니,

2015년에 출간되고,

2016년에 대한민국 출판문화대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냥 인터넷에 올라온 정운복 작가의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짜깁기를 하다 보니 저런 글이 나온 것이지요.

 

AI가 쓴 글 속에는 출판사의 리뷰, 독자의 리뷰 등

인터넷에 올라 있는 여러 정보가 있는 듯합니다.

AI는 그 모든 것을 종합해서 단 3초 만에 저런 글을 완성했네요.

 

제가 보기에 최소한 두 번째 문단은

『못생긴 소나무』를 비롯한 정운복 작가의 에세이들을

가장 잘 설명한 내용으로 보이고요.

 

AI의 글은 아직은 이런저런 단점이 있지만,

수학과 게임과 전쟁 등 고도의 지식을 종합한 바둑 분야에서는

알파고가 당대 최고의 기사인 이세돌 9단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기사들을 압도한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는 알파고를 능가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된 상태이고,

AI끼리의 컴퓨터 바둑대회도 열리는 시대이고요.

지금은 모든 기사들이 AI를 최고의 고수로 인정하고 있고,

AI를 통해서 바둑을 배우고 있다고 하더군요.

 

문학이라고 해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요?

어쩌면 10년 이내에 AI에 의해서

노벨문학상을 능가하는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한글문서에서 맞춤법 정도만 교정을 해주고 있지만,

머지않아서 그 문맥은 물론 전체 문장 요소요소에서

그 내용에 가장 적합한 글을 AI가 알려주게 될 것이고.

문인들이 너도나도 AI에게 글을 배우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이고요.

 

AI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이나 작품 공모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학생이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 대회에서는

휴대폰 등 전자기기 소지를 금지하는 규정이 생길지도 모르고요.

 

그런 세상이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까지 근무하던 교단 시절에도

나는 수행평가로 학생들이 쓴 글을 볼 때는

과연 이 글이 학생의 작품인지,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인지 혼동이 될 때도 있더군요.

그래서 수행평가의 글짓기는 교실에서만 실시하였지요.

하지만 학생이 머릿속으로 암기한 글이라면

거기까지 확인할 능력이 없었고요.

AI의 문장력은 점점 발전할 텐데,

이런 시대에 내가 리뷰나 어떤 글을 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절망적인 생각도 드는군요.

 

그래도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요?

 

아, AI에게도 불가능이 있다고 하네요.

어떤 지식에 대해서 아무도 그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다면,

AI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옛 시절에도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는데,

온갖 정보가 그보다 더 초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인터넷 시대에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일 듯하네요.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5        
다음을 읽고 싶은 숲속의 담 | 내사랑 만화 2023-06-04 17:17
https://blog.yes24.com/document/1807957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숲속의 담 6

다홍 글그림
에이템포미디어 | 202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1편과 2편을 읽는 데는 각 권 사나흘 걸렸고, 3편과 4편은 각 권을 하루 동안에 읽었는데, 5편과 6편은 두 권을 하루 만에 읽었다. 그만큼 가독성이 좋아졌다고 할까? 알면 보이고, 보면 느낀다고 했는데, 독서 역시 알면 속도가 붙는 듯하다. 6편까지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시대를 확실히 파악했다. 1편을 읽을 때는 현대의 어느 시골 지역이 배경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혼란스러웠다. 판타지적인 내용인 듯싶기도 하고, 갑자기 사람들이 우주로 탈출한다는 내용이 나오니 미래의 이야기인 듯도 싶었다. 이야기도 과거와 현재가 오락가락하니 종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읽을수록 전체적인 구도가 짐작이 되고, 6편을 읽고 나니 확실히 이해가 되었다. 우주선도 나오고, 컴퓨터와 휴대전화까지 일상화된 시대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사는 마을이 낙후된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이 파악되니 내용이 바로 이해가 되었다.

 

둘째, 인물들의 개성은 뚜렷한데, 나로서는 구별이 잘 안되었다. 대표적으로 부부(실제는 연인 사이에 가까움)처럼 보이는 플로와 레나이다. 플로는 남성이고 레나는 여성인데 두 사람 모두 미남(미녀) 형의 용모이고, 머리도 길렀다 잘랐다 하며 옷도 자주 바뀌니 남녀 구별이 잘 안되었다. 아마 나의 눈썰미가 부족하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등장인물들도 비슷했다. 대부분 미남형의 인물이고, 특히 미쉬와 룰리는 처음에는 아동으로 등장하다가 청소년처럼 성장하니 자주 혼동이 되었다. 아마도 지금 나의 상황이 독서를 하기에는 정신적인 여유가 너무 없기 때문인 듯하다.

 

주요 등장인물은 담, 미쉬, 룰리, 플로, 레나이다. 혹시 나의 리뷰를 읽은 뒤에 이 책에 관심이 생긴 방문객이 있다면 인물의 특성을 확실히 파악하기를 권하고 싶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헷갈렸다.

 

셋째, 이 책의 매력을 확실히 깨달았다. 읽을수록 몰입하면서 뒷부분이 궁금해졌다. 특히 시공을 초월해서 사랑을 주고받는 담과 코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현재로서는 최악의 반동 인물인 플로의 아버지(바츠 마을의 대장)는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이 책은 8편까지 출간되었는데, 강림도서관에는 1~6편만 비치되어 있다. 다음 주에 반납을 하면서 구입 희망도서로 신청하려고 하는데, 단기간에 구입이 되지는 않을 테니 기다림이 길어질 듯하다. 아무튼 작가는 나로 하여금 다음 편이 읽고 싶도록 유도하는데 성공했으니 상업적으로 성공한 듯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5편의 리뷰에서 '모르겠다'라고 했는데, 아직도 비슷한 마음이다. 아이들은 이런 내용을 좋아할까? 이 책은 『어린 왕자』처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싶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지만, 아이들은? 아마도 마지막까지 읽어야 누구에게 권할지 답이 나올 듯하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붓 한 자루의 삶을 산 최북 | 나의 리뷰 2023-05-30 23:03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805692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붓, 한 자루의 생

최삼경 저
달아실 | 202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붓, 한 자루의 생』은 지인에게 받은 책이다. 지인의 지인이 쓴 소설인데 읽어보라는 의미로 선물을 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상황을 살펴보니 최삼경 작가는 나와도 지인일 수 있는 인연이다. 학창생활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피차 춘천에서 오래 살았으니 오다가다 스치기도 했을 법하다.

 

조선 영조 시대의 화가 최북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이래저래 부담이 되었다. 요즘은 책을 읽을 여유가 거의 없는데, 350쪽 가까이 되니 제법 두툼한 분량이다. 한편 나는 그림에 대한 안목이 거의 없다. 최북에 대해서도 성격이 괴팍해서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고관과 다투다 스스로 자해하여 애꾸가 되었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당대 유명한 화가라는 것 외에는 그의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책이 재미가 있을까, 아무튼 낭만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펼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뜻밖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뜻밖'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책을 펼칠 때 '흥미진진'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림에 대해서 나의 배경지식이 거의 없으니 혹시 그림에 대한 깊은 지식이 나온다고 해도 내가 이해할 것 같지 않고, 자해할 정도의 성격이라면 정서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 듯하며, 조선시대 화가의 삶이라는 것이 풍류와도 관계가 없을 듯했다. 혹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사실과는 거리가 먼 허구일 테니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책을 펼치고 몇 장을 넘기면서부터 거의 놓지 않고 책장을 넘겼다. 그만큼 몰입했다고 할까. 읽으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읽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무엇이 그리 흥미진진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의 해박한 지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당대의 역사만 단순하게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서민의 삶까지도 마치 신문을 보듯 자세히 묘사했다. 마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들어간 듯 실감이 났다고 할까.

 

둘째, 작가의 깊은 연구에 재삼 놀랐다. 최북이 살았던 시대의 정치 상황은 실록 등 참고 자료가 많으리라고 본다. 조선 시대를 비롯하여 조선에 영향을 미친 중국의 서풍이나 화풍도……, 아마 미술사를 연구하는 이들의 자료가 있을 듯하다. 그러나 그 시대 서민들의 생활까지 어찌 그렇게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놀랍기만 하다.

 

나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교사로 교단생활을 했다. 국어라는 교과가 거의 모든 학문의 도구적 성격이 있다. 국어 교과서를 지도하려면 문학가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위인이나 예술가 등 각계각층의 인물과 그 시대의 생활상을 알아야 한다. 교재연구를 하면서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마치 그 시대의 신문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왕과 신하들의 붕당 정치뿐만 아니라 사상, 각 지역의 위치와 분위기, 상류층은 물론 하류층의 생활상까지 묘사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것을 어떻게 찾았을까 신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만주의 생활과 풍속(최북의 장인인 란의 아버지의 회상 장면)까지 담긴 것을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작가와 같이 당대의 시대상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교재 연구를 하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책은 역사서나 기행문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면들이 작품의 전개에 전혀 어색하지 않게 펼쳐진다는 것은 작가의 연구와 내공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일 것이다.

 

셋째, 소설적인 완성도도 높아서 지루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최북이 이순신이나 김유신같이 전쟁 영웅도 아니고, 춘향전이나 심청전 같은 애절한 사랑이나 감동적인 효행이 있는 인물도 아니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이 흥미진진할 이유가 없으며, 스스로 자해해서 눈이 상한다는 것이 유쾌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저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최북이 그림과 글에 관심을 갖고, 이웃의 양반의 눈에 들어서 그림을 배우고, 화가가 되었다는 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는데……, 어찌 보면 평범한 이 이야기를 독자가 싫증 내지 않도록 이끈다는 것은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 역량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하다.

 

넷째, 사랑 이야기가 있으니 흥미를 더해준 듯하다. 최북의 장인인 란이 아버지가 만주에서 란이 어머니와 만나서 가정을 이룬 이야기, 최북이 란이와 만나서 결혼을 한 이야기, 최북은 그러면서도 기생 월향과 만나면서 풍파를 겪게 된다. 자세한 묘사는 스포일러가 될 테니 줄인다. 아마도 사랑 이야기는 최북의 삶과 거리가 먼 허구이겠지만, 독자로서는 재미가 있었다.

 

다섯째, 뜬금없지만  이정명 작가의『바람의 화원』이 생각났다. 15년 전에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고, 단행본도 독자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조선의 유명 화가인 혜원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하고, 단원 김홍도를 혜원의 스승이자 연인으로 가정해서 작품을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 단행본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단원과 혜원의 작품이 삽화로 곳곳에 소개되면서, 작가는 그림에 얽힌 일화를 덧붙이면서 풀어주니 자연스럽게 그림 공부도 되었다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최북의 그림들을 자주 삽화로 소개하면서 작품의 배경과 연결시키고 있다.

 

『바람의 화원』이나 『붓, 한 자루의 생』은 전기나 작품 해설서가 아니라 평전이다. 작품에서 언급한 그림의 배경이나 일화가 반드시 사실은 아닐 것이고, 아마도 작가의 상상도 덧붙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어차피 감상은 독자의 몫이니 작가의 관점 역시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또한 독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림을 보는 안목이 길러진다는 데서 두 작품의 공통성이 느껴졌다.

 

여섯째, 작품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느꼈다. 중국과 한국의 그림을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그림을 찾으려는 최북의 고뇌를 담은 대목에서는 화가의 집념과 열정을 느꼈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의 그림에 대한 나의 이해도 깊어졌다. 지금까지 동양화나 한국화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깊이 있게 쓴 글을 보지 못했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애정을 갖고 읽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북(최북)은 산이며 강이며 들판에 나가 실경(實景)을 보며 대충의 밑그림을 그릴 때면, 과연 실제 풍경을 그린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하고 자문할 때가 많았다. 실경이란 것이 같은 날에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이어서 실재를 그대로 모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기억이 어찌 이것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기억을 통한 재현은 이미 왜곡을 전제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기에 표암이나 겸재가 말하는 '진경산수화'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또한 산수화 자체가 그린 이의 화의(畵意)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그 진경이라는 말이 참으로 애매하였다. (303~304쪽)"

 

최북이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회의를 거듭하면서, 진정한 그림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번뇌를 하는 장면이다. 형식상으로는 최북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지만, 당대 모든 화가가 함께 고민해야 할 화두가 아닌가 싶다. 단순히 화가나 그림에 대한 평이 아니라, 그림에 대한 고민까지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이해가 깊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일곱째, 나의 예상이 모처럼 맞는 것을 보면서 아직은 나의 생각이 녹슬지 않음을 느꼈다. 최북이 란과 월향을 마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들의 사랑이 순탄치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최북의 부모는 백년해로를 못했고, 최북의 장인과 장모도 그랬다. 최북의 누이도 결혼과 동시에 소식이 끊기면서 친정아버지의 장례식 때도 오지 못했다. 작품 속의 남녀 관계가 순탄한 것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것들은 최북과 란, 또는 최북과 월향의 관계를 암시하는 복선일 것이라고 보았는데,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예상대로 작품이 전개되었다.

 

여덟째, 이순원 작가의 『은비령』이 떠올랐다. 『은비령』은 실재의 지명이 아니고, 그곳은 작은 한계령 또는 필례령이라고 부르는 곳이었다. 이순원 작가가 동명의 작품에서 남주인공이 한계령의 아름다움에 반해 여덟 곳에 '은비팔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 작품이 독자의 호응을 받으면서 소설 속의 지명인 '은비령'이 실제 지명으로 굳어진 것이다. 작품 속의 지명이 실제의 지명이 된 드문 사례이다.

 

이순원 작가는 최근에 『춘천은 가을도 봄』이라는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이 은비령을 지나는 대목이 나온다. 독자들은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곳에는 은비령이라는 상호의 업소가 몇 곳 있고, 주변에서 은비령이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명명한 은비령을 자신의 다른 작품 속에서 거론하면서 작가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최삼경 작가의 『붓, 한 자루의 생』에는 최북이 벗들과 함께 금강산을 찾은 뒤에 그곳의 풍경을 남기는 장면이 나온다. 그 대목에서 최북의 여정이 배를 타고 춘천의 소양강까지 온 뒤에 육로로 금강산으로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신영강, 소양강, 삼악산 등과 주변 풍경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최북이 금강산을 찾고 그림을 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일행이 춘천을 거쳤는지는 모르겠다. 서울에서 금강산을 갈 때는 반드시 춘천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한강을 통해 여주와 횡성을 거쳐 갈 수도 있고, 철원 쪽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작가는 아마도 자신이 성장한 춘천에 대한 애정을 지니고 최북의 여정을 소양강으로 설정했을 것이고, 주변 풍경을 애정을 지니며 묘사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순원 작가가 다른 작품에서 '은비령'을 거론하면서 득의의 미소를 지었듯이…….

 

아홉째, 김유정 작가의 『봄·봄』을 생각했다. 언젠가 문학회 모임에서 『봄·봄』을 주제로 평가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제목에 왜 봄이 두 번 나왔으며, 사이의 가운뎃 점의 의미가 무엇인가가 화제가 되었다. 그때 이런 의견들이 나왔다.

 

1) 두 남녀의 봄을 상징 : 나와 점순이의 봄이므로 두 번, 가운데 점(·)은 서로 마주 봄.

2) '봄을 봄(봄을 보았다)의 준말'을 명사 형태로 표현함.

3) 점순이의 이름 : 아마 그녀의 얼굴에는 점이 있었을 것.

4) 작가 또는 인쇄소의 오타 : 그 시절 맞춤법에는 가운뎃점이 없었음.

 

정답은 모르겠다. 우리들이 정답을 알아낼 위치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거론하는 이유는 『붓, 한 자루의 생』에서 쉼표의 의미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쉼표가 없으면 어떻고, 느낌표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열째, 다시 이정명 작가의 『바람의 화원』을 되새겼다. 내가 이 작품을 열심히 읽은 이유 중에는 작품 속에서 단원과 혜원을 비롯한 여러 작가의 그림이 소개되면서 그 그림의 배경을 작가 나름으로 풀이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의 내용과 관계없이 그림과 풀이가 좋았다. 그 대목들은 내가 읽은 단원과 혜원의 그림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안내서였다.

 

『붓, 한 자루의 생』에서도 최북의 여러 작품이 소개되었다. 그러나 인쇄 상태가 너무 흐렸다. 그림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실망이 앞섰다. 수십 장의 작품을 원색으로 제시하려면 인쇄비 등의 부담이 있었으리라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다음 이미지)에 있는 최북을 검색하여 갈무리한 그림들이다. 이 책의 삽화를 이렇게 원색으로 만날 수 있었다면 작품에서 느끼는 감동이 더욱 컸으리라고 본다.


속표지에 나오는 최북의 초상화이다. 최소한 이 그림만이라도 원색으로 소개하였으면 그런 생각을 했다.

 

열한째, 붓 한 자루의 생을 산 최북이 부러웠다. 백과사전에 나온 최북의 출생과 사망은 '1720년(숙종 46) ~ 미상, 한국민족문화대백과'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70세를 넘긴 것으로 전개하고 있다.

 

"북은 자신의 나이가 어느새 칠십이 넘었다는 것을 얼마 전에 새삼 알았다. (328쪽)"

 

작가가 무엇을 근거로 최북이 칠십 세 이상의 장수를 누린 것으로 기록했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의 벗인 원교와 필재 등이 먼저 떠났고, 그가 죽었을 때 신광하가 「최북가」를 지어 애도한 것 등으로 칠십 세를 넘긴 것으로 본 듯하다. 아무튼 최북은 최소한 환갑은 넘긴 듯하니 그 시대로서는 장수한 것이다. 자해 행위로 인해 한쪽 눈을 잃었고, 홀몸으로 술에 찌들면서 가난하게 산 것에 비하면 놀라운 체력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왕성한 창작 활동은 아마도 체력의 뒷받침이 있었기게 가능했던 듯하니, 그림과 글의 능력에 더하여 체력과 수명과 명예까지 갖추었으니 이만하면 부러운 삶이 아닌가 싶다. 다만 부귀와 처복이 따르지 않은 듯하나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열두째, 옥에 티를 거론하라면 2%쯤의 부족함을 들겠다. 두 가지만 거론하겠다.

 

1) 헤어졌던 월향이 빈곤한 최북을 찾아와서 식사를 마련하고 냉방에 불을 때는 장면이 나온다. 한동안 불기가 없던 방에서 최북은 그날 모처럼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숙면을 취했다고 하는데…….

 

"북은 간만에 불구경을 한 구들에 뜨뜻하게 허리를 지졌다. 허리부터 시작한 불기운이 불기둥이 기둥을 타고 지붕까지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214쪽)"

 

글쎄, 나는 시골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황토방에 불을 때며 살고 있다. 한동안 불을 때지 않은 온돌방이라면 그렇게 금방 따뜻해지지 않는다. 겨울 같으면 2~3일은 때야 온기가 느껴지고, 여름이라도 일주일 이상 안 땐 방이라면 하루 정도 지나야 뜨뜻해질 것이다. 불기운이 하루 만에 기둥을 타고 지붕까지 전해지려면 숯가마 정도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 최북의 장인인 난이 아버지는 만주에서 난이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을 했고, 그곳에서 한동안 거주했다. 최북 자신도 만주와 일본과 러시아까지 여행한 것으로 나오는데……. 작품 속에는 중국어, 일본어 등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최북이 중국어와 일본어를 구사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림을 팔거나 그려주었을까?

 

혹시 작가가 나의 리뷰를 본다면, 억지로 옥에 티를 찾은 것이라고 생각하시길 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보여 준다면 멋진 대답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중학생 이상이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한국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최북이라는 화가는 물론 한국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작품 속에는 그 무렵의 정치와 서민들의 삶을 거의 사실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 이 글은 앞서 쓴 1~2차 리뷰에 몇 자를 덧붙여서 정리했습니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5        
생각지 않게 몰입한 최북의 삶 두 번째 이야기 | 나의 리뷰 2023-05-29 12:28
테마링
https://blog.yes24.com/document/1804753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붓, 한 자루의 생

최삼경 저
달아실 | 202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사흘 만에 완독했다. 책을 읽을 여유가 거의 없던 나로서는 드문 상황인데, 여러 요인이 있는 듯하다. 그만큼 책의 가독성이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서울을 여행하면서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을 대여섯 시간 이상 타면서 시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책과 나는 좋은 인연인 듯하다는 생각 속에 책장을 덮으면서 스친 생각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작품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느꼈다. 중국과 한국의 그림을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그림을 찾으려는 최북의 고뇌를 담은 대목에서는 화가의 집념과 열정을 느꼈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의 그림에 대한 나의 이해도 깊어졌다. 지금까지 동양화나 한국화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깊이 있게 쓴 글을 보지 못했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애정을 갖고 읽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북(최북)은 산이며 강이며 들판에 나가 실경(實景)을 보며 대충의 밑그림을 그릴 때면, 과연 실제 풍경을 그린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하고 자문할 때가 많았다. 실경이란 것이 같은 날에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이어서 실재를 그대로 모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기억이 어찌 이것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기억을 통한 재현은 이미 왜곡을 전제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기에 표암이나 겸재가 말하는 '진경산수화'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또한 산수화 자체가 그린 이의 화의(畵意)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그 진경이라는 말이 참으로 애매하였다. (303~304쪽)"

 

최북이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회의를 거듭하면서, 진정한 그림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번뇌를 하는 장면이다. 형식상으로는 최북의 내면을 표현하고 있지만, 당대 모든 화가가 함께 고민해야 할 화두가 아닌가 싶다. 단순히 화가나 그림에 대한 평이 아니라, 그림에 대한 고민까지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이해가 깊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둘째, 나의 예상이 모처럼 맞는 것을 보면서 아직은 나의 생각이 녹슬지 않음을 느꼈다. 최북이 란과 월향을 마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들의 사랑이 순탄치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최북의 부모는 백년해로를 못했고, 최북의 장인과 장모도 그랬다. 최북의 누이도 결혼과 동시에 소식이 끊기면서 친정아버지의 장례식 때도 오지 못했다. 작품 속의 남녀 관계가 순탄한 것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것들은 최북과 란, 또는 최북과 월향의 관계를 암시하는 복선일 것이라고 보았는데,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예상대로 작품이 전개되었다.

 

셋째, 이순원 작가의 『은비령』이 떠올랐다. 『은비령』은 실재의 지명이 아니고, 그곳은 작은 한계령 또는 필례령이라고 부르는 곳이었다. 이순원 작가가 동명의 작품에서 남주인공이 한계령의 아름다움에 반해 여덟 곳에 '은비팔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 작품이 독자의 호응을 받으면서 소설 속의 지명인 '은비령'이 실제 지명으로 굳어진 것이다. 작품 속의 지명이 실제의 지명이 된 드문 사례이다.

 

이순원 작가는 최근에 『춘천은 가을도 봄』이라는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이 은비령을 지나는 대목이 나온다. 독자들은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곳에는 은비령이라는 상호의 업소가 몇 곳 있고, 주변에서 은비령이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명명한 은비령을 자신의 다른 작품 속에서 거론하면서 작가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최삼경 작가의 『붓, 한 자루의 생』에는 최북이 벗들과 함께 금강산을 찾은 뒤에 그곳의 풍경을 남기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 최북의 여정이 배를 타고 춘천의 소양강까지 온 뒤에 육로로 금강산으로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신영강, 소양강, 삼악산 등과 주변 풍경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최북이 금강산을 찾고 그림을 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일행이 춘천을 거쳤는지는 모르겠다. 서울에서 금강산을 갈 때는 반드시 춘천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한강을 통해 여주와 횡성을 거쳐 갈 수도 있고, 철원 쪽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작가는 아마도 자신이 성장한 춘천에 대한 애정을 지니고 최북의 여정을 소양강으로 설정했을 것이고, 주변 풍경을 애정을 지니며 묘사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순원 작가가 다른 작품에서 '은비령'을 거론하면서 득의의 미소를 지었듯이…….

 

넷째, 김유정 작가의 『봄·봄』을 생각했다. 언젠가 문학회 모임에서 『봄·봄』을 주제로 평가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제목에 왜 봄이 두 번 나왔으며, 사이의 가운뎃 점의 의미가 무엇인가가 화제가 되었다. 그때 이런 의견들이 나왔다.

 

1) 두 남녀의 봄을 상징 : 나와 점순이의 봄이므로 두 번, 가운데 점(·)은 봄.

2) 봄을 봄(봄을 보았다)의 준말을 명사 형태로 표현함.

3) 점순이의 이름 : 아마 그녀의 얼굴에는 점이 있었을 것.

4) 작가 또는 인쇄소의 오타 : 그 시절 맞춤법에는 가운뎃점 없었음.

 

정답은 모르겠다. 우리들이 정답을 알아낼 위치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거론하는 이유는 『붓, 한 자루의 생』에서 쉼표의 의미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쉼표가 없으면 어떻고, 느낌표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다섯째, 다시 이정명 작가의 『바람의 화원』을 생각했다. 내가 이 작품을 열심히 읽은 이유 중에는 작품 속에서 단원과 혜원을 비롯한 여러 작가의 그림이 소개되면서 그 그림의 배경을 작가 나름으로 풀이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의 내용과 관계없이 그림과 풀이가 좋았다. 그 대목들은 내가 읽은 단원과 혜원의 그림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안내서였다.

 

『붓, 한 자루의 생』에서도 최북의 여러 작품이 소개되었다. 그러나 인쇄 상태가 너무 흐렸다. 그림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실망이 앞섰다. 수십 장의 작품을 원색으로 제시하려면 인쇄비 등의 부담이 있었으리라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속표지에 나오는 최북의 초상화이다. 최소한 이 그림만이라도 원색으로 소개하였으면 그런 생각을 했다.

 

여섯째, 옥에 티를 거론하라면 2%쯤의 부족함을 느꼈다. 두 가지만 거론하겠다.

 

1) 헤어졌던 월향이 빈곤한 최북을 찾아와서 식사를 마련하고 냉방에 불을 때는 장면이 나온다. 한동안 불기가 없던 방에서 최북은 그날 모처럼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숙면을 취했다고 하는데…….

 

"북은 간만에 불구경을 한 구들이 뜨뜻하게 허리를 지졌다. 허리부터 시작한 불기운이 불기둥이 기둥을 타고 지붕까지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214쪽)"

 

글쎄, 나는 시골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황토방에 불을 때며 살고 있다. 한동안 불을 때지 않은 온돌방이라면 그렇게 금방 따뜻해지지 않는다. 겨울 같으면 2~3일은 때야 온기가 느껴지고, 여름이라도 일주일 이상 안 땐 방이라면 하루 정도 지나야 뜨뜻해질 것이다. 불기둥이 하루 만에 기둥을 타고 지붕까지 전해지려면 숯가마 정도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 최북의 장인인 난이 아버지는 만주에서 난이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을 했고, 그곳에서 한동안 거주했다. 최북 자신도 만주와 일본과 러시아까지 여행한 것으로 나오는데……. 작품 속에는 중국어, 일본어 등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최북이 중국어와 일본어를 구사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림을 팔거나 그려주었을까?

 

혹시 작가가 나의 리뷰를 본다면, 억지로 옥에 티를 찾은 것이라고 생각하시길 빈다. 다만 더 좋은 작품으로 대답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중학생 이상이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한국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최북이라는 화가는 물론 한국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작품 속에는 그 무렵의 정치와 서민들의 삶을 거의 사실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
트랙백이 달린 글
스프링복 이야기
일의 선후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많이 본 글
오늘 1371 | 전체 8947467
2007-03-12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