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굉장히 읽기 쉽게 되어있다. 글자도 크고 어려운 이야기가 없어 그냥 죽먹듯이 슬슬 읽히기 시작하더니 금새 모두 읽어버렸다.

 하지만 읽는 내내 정명훈씨에 대한 끊임없는 찬사. 그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 이 책이 좀 거슬리기도 했지만, 이 책이 청소년 롤모델시리즈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가 걸어온 인생은 당연히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롤모델로서 자격은 있는 것이다.  열정과 노력이 없이는 세계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명훈씨는 내가 가지지 못한 세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 열정과 의욕, 노력 이 세가지이다.

 당연히 더욱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난 이 책을 읽고 이 세가지를 가지지 못했음에 내 인생이 그저 평범한 길을 걷고 있음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어졌다. 정명훈씨가 가진 세 가지중 어머니는 내가 부러운 한 가지이고 나머지 열정과 노력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다.

 우리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셨다. 내가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도 전에 말이다. 그리고 가족들은 내가 시련에 빠질 때마다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더 잘 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엄마의 중요성을 내게 항상 부각시켜주었다. 우리 엄마가 살아계셨어도 정명훈씨의 어머니만큼 열성적이지 못했을 수 있지만 정명훈씨의 어머니는 그저 나에게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정명훈씨가 그렇듯 부모가 자녀들의 능력을 찾아주고 개발해 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며, 또한 자녀를 믿어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정명훈씨의 9할은 어머니에 의해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어머니는 나에게 한없이 부러운 존재다.

 이제 정명훈씨는 어머니가 닦아 놓은 탄탄대로를 열심히 달리면 되었다. 하지만 그 도로에는 정명훈씨만 달리는 것은 아니다.  수 많은 다른 경쟁자들이 달린다. 경쟁자들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도로를 만드는 것은  정명훈씨의 의욕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확고한 목표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불타는 의욕은 노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노력은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게 된다.

 정명훈은 음악에 정치적 사상이나 이해득실 등 다른 어떠한 이물질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했다. 많은 예술인들이 그러하지만 그렇지 아니한 예술인들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셰계를 넘나드는 공통 만국어. 요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뜨는 것만 봐도. 예전 젊었을 때 팝음악에 흠뻑빠진 우리들만 봐도 음악은 장벽이 없는 공통언어이다. 음악은 결코 번역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언어인셈이다. 정명훈씨는 이런 음악을 가지고 많은 시도를 한다. 범아시아적인 오케스트라와 날카롭게 대립되어 있는 북한과의 교류. 한국 오케스트라의 유럽에서의 찬사 등. 그리고 정명훈씨가 2011년 9월에 남북한 교향악단 교류를 위해 방북을 했었다고 한다. '내가 그 사실을 왜 몰랐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가? 나만 몰랐나? 정명훈씨가 방북을 하고 북한의 교향악단을 가르칠 기회가 생겼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음악 안에서 무엇보다 자유로움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은 얼마나 음악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말인가! 북한 땅에서 자유를 이야기할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열정에 빠진 지도자(지휘자)

 우리가 직장에 다녀보면 열정과 의욕에 차있는 상사나 감독관을 만나면 굉장히 고달프다. 그의 열정은 우리에게 강요로 이어지고, 우리는 불만을 토로하게 되며, 심지어 우리가 합리적으로 얻은 자유시간을 빼앗기기도 한다. 정명훈씨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단원들은 어떠했을까? 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의욕과 열정에 빠진 지도자와 함께 열정에 빠지고 의욕에 불타면 피곤함은 사라지고 그 기쁨은 배가 될 것이라고.

 애국심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해외에서 이름을 날리는 스포츠인, 예능인, 음악인, 미술인, 작가 등을 보면 한국인이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가슴이 뜨거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예술인들은 나라의 지원을 받기는 커녕 나라가 장애가 될 때에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일류 예술인이 된 그들은 애국심에 불타오르고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서야 한국도 그들을 치켜세운다.  정작 나라가 그들에게 해준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뼈 속까지 애국인이되고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찾는다. 정명훈씨처럼.

 이 책은 아무런 의미나 목표없이 무엇이든 해야하니까 하는 학생들이 꼭 보았으면 하는 도서이다. 젊은이들은 꿈과 야망을 가져야 하고 그 꿈에 대해 정열을 불태워봐야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쥐어주는 꿈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그런 꿈. 나도 뒤늦게 꿈을 가졌다. 열정이 그만큼 받혀주지는 못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도 어느정도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ps - 이 리뷰는 청소년 롤모델시리즈임에 입각해 쓴 글이며, 그 외 다른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