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머물던 방...
"나는 할머니의 귀여운 미소를 떠올리며 그녀의 이름을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머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빠가 할머니의 이름에 담긴 사연을 언급했던 적이 있었다. 일곱째 딸로 태어나서, 섭섭하다 해서 김섭순이라고."
섭섭해서 섭순이라... 작품 속 할머니 성함도 참 옛스럽다. 나쁘게 말하면 촌스럽고... 물론 그 이름엔 다른 사연들도 있다. 작품을 읽다보면 알 수 있다.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들도 이름이 참 옛스러웠다. 아니 촌스러웠다. 덕봉이와 을순이... 성을 떼고 부르니 더 그렇다. 그래도 난 참 좋아한다. 덕봉이와 을순이를...그리고 너무나 그립다.
물론 따지고 보면 촌스럽지 않은 이름이 뭘까 싶다. 언젠간 내이름도 촌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을테니까...
그냥 오랜만에 할머니들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덕봉이와 을순이... 내가 이렇게 부르면 버르장머리 없는거지만 그냥 할머니들도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나갔었다고 생각하면 그냥 친구같기도 하다. 할머니들도 부모님이 친구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줬겠지 싶으니 문득 그렇게 불러드리고 싶었다.
덕봉이~~~ 을순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