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를 나누다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 글쓴이
- 김은미 저
꼼지락
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어릴적 만났던 그림책 속 주인공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한 권도 없는걸까? 그나마 스치듯 들었던 작가의 이름이라든가 몇 권의 책이 전부였을 뿐, 저자가 소개하는 25권의 책 속에 내가 읽은 책은 한 권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실망스럽다기보다는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는 새로운 친구들이 잔뜩 생긴 기분이 들어 혼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그림책을 마음치유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p.6)’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그림책은 특별한 심리학.철학 지식을 가지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 각자의 마음이 느끼는 그대로의 떨림에 반응하며, 어느 정도 무방비 상태로 읽는 것이 더욱 진실한 나와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p.6
작가는 3개의 주제를 정해 이야기를 소개하고 또 이야기의 말미에 생각해 볼만한 질문들을 던져놓았다.
1장 나를 발견하는 페이지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보기 : 『줄무늬가 생겼어요』
- 안아주고 안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용기 : 『터널』
-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아도 괜찮다 : 『도서관』
- 나는 죽을 때까지 나로 살고 싶다 : 『강아지똥』
- 내 속에 비밀의 문이 열릴 때 : 『여기보다 어딘가』
- 진짜 원하는 공부를 하는 즐거움 : 『행복한 청소부』
-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생기는 일 : 『빨간 나무』
- 한 권의 책을 진심으로 읽는 법 : 『책 먹는 여우』
2장 나를 응원하는 페이지
- 용서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아툭』
- 선택하지 못할 순간은 없다 : 『야쿠바와 사자 1 : 용기』 『야쿠바와 사자 2 : 신뢰』
-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공으로 사는 삶 : 『리디아의 정원』
- 마음먹기로 산 옮기기 : 『밍로는 어떻게 산을 옮겼을까?』
- 나는 왜 나로 태어났을까? : 『치킨 마스크』
- 서로를 인정하고 지지한다는 것 :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 삶이라는 이야기를 다시 쓰는 날 : 『빨간 아기토끼』
- 선을 벗어나서 살면 무슨 일이 생길까? : 『선 따라 걷는 아이』
3장 내가 꿈꾸는 페이지
- 될 거라는 믿음의 힘 : 『신기한 요술 씨앗』
- 오늘, 내 인생의 날씨 : 『이렇게 멋진 날』
- 나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가질 것 : 『부루퉁한 스핑키』
- 서로의 체온을 느낄 때 : 『안아 줘!』
- 아이처럼 원하고 즐기고 느끼기 : 『돼지책』
- 곁에 소중한 이가 있다면 됐다 : 『엄마의 의자』
- “사랑해”라고 말해본다 :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 아픔을 씨앗 삼아 숲을 만들다 : 『나무를 심은 사람』
- 단지 나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다 : 『너는 특별하단다』
그렇게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읽으며 나를 위로하기도, 응원하기도 또 그렇게 생각에 잠기기도 하면서 말 그대로 페이지 마다 마음이 머물렀다.
그중에서도 유독 내 마음이 한참을 머물렀던 페이지들이 있다.
‘터널’을 읽을 때는 단락의 말미에 있는 ‘당신의 어둡고 컴컴하고 축축한 마음까지도 안아주는 사람이 있나요?(p.32)’라는 질문 앞에서 순간 멈칫한 마음이 들었다. 과연 나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나를 보여주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 마음의 어디까지를 들여다보고 있는가? 내가 외면하려 하는 부분이 있지는 않은가?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쿠바와 사자’의 이야기에서는 과연 나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기준을 지키는 용기를 지니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고,
세상의 찬사보다 스스로 만족하는 길을 가는 것은 진정 자존감이 높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룩한 선택’이다. p.109
‘리디아의 정원’에서 만난 주인공 리디아를 보며, 나도 그녀를 닮아 주변의 사람들에게 기운을 줄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다.
세상에는 잠시 곁에 있기만 해도 기운이 나게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깐을 함께 있어도 있던 기운마저 고갈되게 하는 사람이 있다. p.115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된 ‘너는 특별하단다’를 읽었을 때는 조용히 나를 안아주고 싶어졌다.
나는 단지 나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다. p.247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작스레 바람이 차가워져서인지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는 날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나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조금은 따뜻이 바라봐주고 싶은 맘이다.
*나에게 적용하기
내 마음이 머문 그림책들 읽기(적용기한 : 올해가 가기전에)
*이렇게 또 읽고 싶은 책이 쌓여간다 : )
*기억에 남는 문장
좋은 관계란,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바라보고 서 있는 것과 같다. 나무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그 안에서 평화롭다. p.25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한 사람의 마음, 혹은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은 돌처럼 굳어진다. 너무 외롭고 슬프고 아파서 자꾸만 참다 보니 그만 돌처럼 굳어버린 것이다. p.29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이 질문은 나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혹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와 마찬가지의 무게였다. p.46
무엇이 되기 위해, 혹은 어떤 자격을 얻기 위해 하는 공부는 ‘존재’가 아닌 ‘역할’로 살기를 강요한다. p.73
피 흘리는 사자를 죽여 뛰어난 전사로 인정받을 것인가,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떳떳하고 고귀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될 것인가, 결국 야쿠바는 쓰러져 있는 사자를 놓아두고 마을로 돌아간다. pp.108-109
용기는 나를 지키는 힘이다. 세상의 잣대로부터 나를 지키는 힘, 스스로 선택한 대로 살아내는 힘, 그 힘은 자신을 믿는데서 나온다. 즉, 용기와 신뢰는 함께할 때 더욱 빛난다. 신뢰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p.111
사람의 내면에서는 늘 두 가지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나는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는 목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꿈과 희망을 주며 독려하는 목소리다. 이 두 개의 목소리 중 어떤 것이 나에게 생명이 되는 양분을 주는지 알기 위해서는 분별력이 필요하다..(중략)..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고 그에 따라 평가하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p.176
한 존재가 온전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면, 끝끝내 그 곁을 지켜주고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는 한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229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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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