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끄적임_ 리뷰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글쓴이
- 김진애 저
다산초당
"도시는 모쪼록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일하고 거닐고 노니는 우리의 공간에서
도시적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깊이 있는 지적 통찰! (책 소개 중에서)
익명성, 권력과 권위, 기억과 기록, 알므로 예찬, 대비로 통찰, 스토리텔링, 코딩과 디코딩, 욕망과 탐욕, 부패에의 유혹, 이상해하는 능력, 돈과 표, 진화와 돌연변이- 이렇게 12가지 콘셉트를 따라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도무지 나열된 이것들과 도시가 무슨 상관인가 싶어서 읽기전에 굉장히 궁금증이 폭발했는데 읽으면서 '도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는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선했던 것 같다. (와우)
도시적 삶의 근본 조건은 '익명성'이라고 한다. 익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도시. 그 안에서의 그들만의 암묵적인 약속-이라 한다. 책의 초반부분에서 언급되어 가장 인상깊었는데.. 그런 시선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재밌었던 것 같다. :)
도시의 가장 근본 조건인 '익명성'과 도시 공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길'이 만나면서 도시는 다채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질서와 무질서. 컨트롤과 자율, 신뢰와 불신, 효율과 비효율, 안전과 불안, 행정과 자치, 성격과 이미지 등 인간 사회를 이루는 기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또 그에 대한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도시를 권력의 중심, 풍부한 일자리, 높은 수준의 교육 기회, 편리한 거주환경, 다양한 경제활동의 공간, 혁신적 기술 실험장, 풍성한 소비활동 공간 등으로 정의하는 것은 물론 유효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시에 대한 최고의 정의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공간'이다. 우리의 심리 측면에서 그렇고 사회를 운영하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바로 익명성이라는 토대 위에 도시가 구성된다. (p.32)

▲ p.30-31
익명성 : 낯선 사람들과 같이 사는 법
_ 길과 광장에 대해서 새롭게 접근해 보는 시선과 그 의미. 엄지척.

▲▼ p.44~46
광장을 '도시의 살롱salon'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럴듯하다. 광장에 앉아서 차 한잔을 마시기만 해도 뭔가 된 듯싶다. 새로운 사건이 생길 듯하고 근사한 사람을 만날 것 같고 어쩐지 기분이 들뜨기도 한다.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또 나도 구경거리가 되니 한껏 멋을 부리기도 좋다. 도시가 하나의 큰 사교장이라면 광장이야말로 대표 사교장이다.
_ 사실 광장이라고 하면 광화문 광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긴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아니겠지만. 사교장이라는 언급에 공감을 해본다.. :)

▲ p.89
우리 사회 청사들의 공통된 성격이라면 두 가지다. 하나는 담장을 두른 영역 안에 커다란 성채처럼 자리 잡는 성향, 다른 하나는 스스로 눈에 안 보이는 척하고 싶은지 성격이 없고 표정이 없다는 성향이다. 전형적인 사례를 들자면, 검찰청과 경찰청이다. 대표적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건물은 무표정한 포커페이스를 하고 있다.
_ 무표정한 건물. 포커페이스. 그렇단 말이야? 우와...... :D

▲ p.110-111
일제 잔재 청산을 강렬하게 외쳤던 시기가 지난 후 일본과 화해 무드가 형성되던 시절에는 또 다른 분위기가 찾아왔다. 복고풍의 유행과 세계화의 영향이 섞여서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꽤 가라앉았고, 남아 있는 공간의 흔적을 남기려는 노력들이 꽤 두드러진 것이다.
_ 기억과 기록. 건물과 공간에 흔적을 지우고 싶은 일본 문화의 잔재들을 오히려 상처를 기억하여 기록하게 된다는 공간의 복원. 뭔가 아프지만 그래야 하지 않을까.

▲ p.142-143
대비로 통찰 : 해외 도시로 떠나는 이유
□◇○☆
행복하게도 도시는 항상 당신 주변에 있다. 도시는 오픈 북이다. - 김진애,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
_ '도시는 오픈 북'이라는 표현이 너무 재치있게 센스있게 느껴진 부분. :)

▲ p.210
그래서 도시는 '머니 게임'의 핵심 공간이 된다. 이 현상은 욕망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낳는다.
_ 도시 자체가 화려하고 다양하게 볼거리도 많고 시야가 넓게 볼 수 있고.. 굉장히 활기차 있다고 늘 생각했는데.. 저자도 언급해서 반가웠다. 돈의 에너지가 가득한 인간의 도시. 그래서 위 사진의 페이지 문장에 공감했다. 머니게임의 핵심 공간이 되는 '도.시.'

▲ p.270
주택 젠트리피케이션도 문제지만 상가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현상이다. 동네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임대료를 천정부지로 올리니 원조 가게들이 버티지 못해서 나가고 그 자리에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들어선다.
_ 이거 진짜 문제. 정말 문제. ㅠ 물론 이익을 취하며 사는거라지만. 계속 문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고쳐질수는 없는걸까....

일반적인 공간, 청와대 국회의사당 같은 권력 공간까지.
이런 도시의 개념이 ..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이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내가 살고 있는 곳. 동네. 혹은 도시. 어제보다 내일을 바라보는 시야가 더더더- 넓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진애 작가의 전작들을 읽었다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전작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꼭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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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