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검사의 죄
- 글쓴이
- 윤재성 저
새움
『검사의 죄』
윤재성 장편소설
새움 출판
ㅡㅡO줄거리
어린 권순조는 희국보육원으로 납치를 당한 후 그곳에서 불법 마약 제조상들과 장기 인신매매 조직의 아동 학대, 노동 착취로 탈출을 꿈꾸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질뿐이다. 쇠꼬챙이로 원생과 원장을 찌르고 불을 질러 12명을 살해한 후에야 보육원에서 벗어나지만 어느 한 검사의 도움으로 죄값을 받지 않고 어른이 된 후 검사가 된다. 외적으로는 평검사의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사람을 죽인 일 이후 자신이 죽인 아버지와 원생들의 환영을 보고 자신도 누군가 습격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접이식 나이프를 지니고 다니며 매끼 약을 먹어야 한다. 중앙지검의 칼잡이 검사로 유명해진 어느 날, 선배 검사가 눈앞에서 피살당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상대는 재계, 정계, 법조계 결탁한 카르텔임을 알게된다. 권력 위에 있는 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권순조는 문희철, 차미도, 윤중탁과 함께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다. 권순조는 자신의 죄가 드러나고 검사 복을 벗게 되지만 악의 권력에 맞서 무력을 사용해 거대 카르텔을 향해 법의 재판을 한다.
ㅡㅡO책을 읽고
시작부터 주인공 권순조의 분노가 느껴진다. 팔자에도 형을 다루는 사람은 검사가 되고 형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범죄자가 된다고 했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무수히 드라마, 영화들이 쏟아짐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법이라는 것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고 잘 알아야 하지만 잘 알지 못하기에 호기심 있고, 두려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듯하다.
마냥 멋있는 검사들의 세계가 아니라 퇴폐적이고 어두운면이 있어 호기심 멈출 줄 모르고 계속 됐다. 권순조보다 차미도가 여성검사들의 차별과 조직의 한계에 대해 잘 보여주었다 생각한다. 부패검사로 인해 아버지 회사가 타겟이 되어 사업이 몰락하게 되고 자신이 가족의 가장이 된 것에 대한 방황과 복수를 해야한다는 명분으로 검사가 되었지만, 여성평검사는 중앙지검으로 가는 것조차 도움을 받아야 가능했다. 차미도 검사의 일탈이 재미있었다. 동아와는 진심이 아니라고 하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관계에서 신뢰하는 사이로 된 것처럼 만약 2권이 나온다면 둘의 로맨스가 기대된다.
죄를 지은 자라 그런지 늘 경계태세였다. 진정제 같은 약을 한웅큼 먹어도 아버지의 환영은 계속이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응원인지 방해인지 모를 행동과 말을 하는데 눈앞에 환영으로 나타나는 것은 죄를 지은 자가 스스로 만든 고통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인 듯 보였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과거에 발목잡혀 현재도 잃어버릴테니까.
비밀의 숲 드라마 정주행한 듯 검사들의 비리 이야기들과 상명하복, 정경유착, 부정부패, 로비 등 뭔가 뻔한 스토리 같으면서도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권순조 검사의 모습은 아직은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같아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탄탄해서 몰입감이 최고였다.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주인공들의 매력이 넘치니까 ^^*
조직의 우두머리는 자신의 죄가 드러나면 머리를 숙이고 반성하고 뉘우치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무엇을 지키지 위해 자살이라는 결말을 지었을까. 사회적 지위,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서 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가해자가 없는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추문과 가족을 잃은 고통에 대해서는 사건 종결이라는 말로 끝이 나버리니 말이다.
마지막 법의 집행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상을 찌푸릴만큼 잔인하게 밀어붙인다. 악을 단죄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연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생각하면서도 법도 통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눈에 직접 보이는 무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안다. 권력이 없고 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법은 자신에게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현실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생각과 반대로 독자인 내가 검사 권순조가 되어 법의 힘을 갖고 악의 무리를 단죄시키는 행동은 현실에서는 혼자 무력으로 권력에 대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에 무협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속시원함도 있었다.
이 소설은 고구마 같은 장면없이 빠른 전개로 흥미진진하지만 이 주인공을 두고 나는 원죄를 지은 사람이 폭력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에 대해 가슴으로 이해되지만 머리로는 결론을 지을 수 없다. (소설이기에 권력에 맞선 무력진압, 범죄소굴 탈출이 가능한 것이므로^^)
ㅡㅡO책속에서
돌연 분노가 솟았다. 아버지가 쥐약 탄 소주병을 입술에 짓누를 때, ‘희국어린이집’ 봉고에 실려 산 중턱 축사로 끌려갈 때, 정당하지 못한 것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며 터지던 폭발이었다. P14
형법서와 씨름하던 그때나, 형법상의 죄인들과 씨름하는 지금이나 신세는 비슷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줄 알았는데 비좁은 하수관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P40
집에 오면 항상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는 나이프를 쥐고 소파 밑부터 베란다까지 집을 싹 뒤졌다. 원래는 빈집털이범 색출 작업이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더 신경 써 검문해야 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평범한’일상이 시작됐다. P64
순조는 직업적인 견지에서 그 말에 동의했다. 남들을 천 번 찔러도 제가 한 번 찔리면 가능 것이 인간이요. 검사였다. 따라서 우수한 방어 체계가 필요했다. 방검복과 장 차관 인맥 같은 것들. 육체적으로는 칼을 맞지 않고, 직업적으로는 내사를 맞지 않을 안전한 장치들이. P66
“누군가는 해야만 해요. 어떤 검사, 어떤 수사관, 어떤 판사는 싸워야 합니다. 세계가 타락하고 사법이 힘을 잃어도.” P114
살기 위해 그 많은 이들을 죽였음에도, 정작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것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찾아올 부당함과 부조리였다. 놈들은 의지를 거세하고 인간을 흰쥐로 만들었다. P133
생매장의 기억은 공포스러우면서도 안온했다. 지렁이인지 딱정벌레인지, 발가락 근처에서 꿈틀거리는 감촉을 느끼며 그는 눈을 감았다. 주일학교에서 읽은 성수는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네가 죽기 싫다면 남을 죽여야 한다. P177
공책을 복사하기 전, 모든 글은 육필로 썼다. 필적 감정을 거치면 내 필체임이 밝혀질 것이다. 이는 내 말이 힘을 가지게 하는 증거다. 현직 검사가 권력에 쫓기면서 만든 명부. 이 명부를 통해 죄 있는 자가 벌을 받고 죄지은 자가 두려워하기를 바란다. 산 권력에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 엄혹한 검찰이 변화하기를 바란다. P215
벌거벗은 허수아비처럼 지는 해를 멍하니 바라보다 시력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손상된 망막은 천천히 회복됐지만 심장 부근의 상실감은 영영 메워지지 못했다. 그것이 마지막 남아 있던 애정과 양심, 죄책감 따위였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흐르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P274
#검사의죄 #윤재성 #장편소설 #소설 #한국소설 #소설추천 #검사 #정의 #새움 #신간도서 #독서 #요즘뭐읽지 #책추천 #서평 @saeumbooks
♥‘새움’으로부터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