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도드람 프라이드를 읽었다. 도드람에 대한 브랜드 북이라고 한다.

나는 도드람에 대해 잘 몰랐다. 그렇게 자주 사 먹는 돼지고기고 도드람 말고 다른 브랜드는 알지도 못했는데 도드람에 대해 무지했다. 솔직히 이 책이 어릴 때 MBC에서 틀어주던 다큐멘터리 성공신화 같은 너낌인줄 알았다. 위대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걸 되게 좋아한다. 이 책도 그런 너낌을 기대하고 읽었다. 일단 그런 건 아니었다.

사실 위대한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그렇게 위대한 기업을 이끌어 나간 훌륭한 경영자가 반드시 존재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위대한 경영자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원인은 도드람의 실체(Entity)에 있다. 도드람이 양돈 농업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합장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조합원들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조합이다.

'공동의 이익'. 같이 성장하는 공동체가 바로 도드람의 메인 이념이라 할 수 있다. 잘 몰랐는데 네이버에서 도드람 농협으로 검색해 보면 상당히 많은 농협 지점들이 도드람 농협으로 나온다. 특히 경기도권이 많은데 수지에도 몇 군데 있어서 내가 근처에 지나가며 봤던 곳들도 있었다. 신기하군.

책은 Intro를 시작으로 상생, 성장, 진화·도약, 비전·약속. 그리고 Outro로 끝난다. 요즘 마케팅이나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서 무엇을 어떻게 팔고, 어떻게 고객을 대해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은데 내가 생각했던 내용하고는 조금 달라서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진정성이 녹아들어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기업의 경영자 또는 대필을 통해 쓴 책이 아니라 직원들이 조금씩 분담하여 작성한 책으로 생각된다. 그마저도 경영층으로부터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온 수명과제 느낌이겠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도드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에 대해 잘 설명하고 또 돼지고기는 어떻게 사육하여 도축하고 가공되는지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원가절감과 조합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조합은 또 어떤 노력을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설명으로 하여금 독자에게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안심'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안심하며 도드람 돼지고기를 구매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가적으로 책에는 도드람 돼지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 그리고 도드람에서 공급하는 가공식품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책에 주로 설명되는 것은 '본래순대'리는 순대였다. 순대나 순댓국도 점심 식사로 종종 먹긴 하지만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라 다소 생소했다. 사진 보니까 맛있어 보이는데 다음에 이용해야겠다. 수원에도 있고 우리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낙성대에도 있는 것 같으니.

오늘은 이렇게 우리 돼지고기로 유명한 도드람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이점이 있다면 고기를 먹으며 알아본 것이 아니고 '도드람 프라이드'라는 책을 통해 공부해 봤다는 거? ^^; 개인적으로는 수입 축산물에 관심이 매우 많기 때문에 소고기, 돼지고기 많이 먹어 본다. 한때는 직접 수입해서 직접 무역을 해볼까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일단 맛은 역시 국내산이 좋다. 소고기는 뭐 비교가 안되고(그래도 일부 부위는 가성비가 상당히 좋기는 하다). 돼지고기는 비슷한 수준이기는 한데 그래도 역시 국내산이 훨씬 맛이 좋았다. 도드람이 지키고 있는 한 계속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