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에서 발자크가 커피(coffee)광(狂)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사실 잊었었다).
“커피는 검은 석유, 그것만이 이 환상적인 작업 기계 발자크를 계속 작동하도록 해주는 것” (243쪽)
발자크는 커피 예찬론자이자, 커피 중독자였다고 한다.
그는 커피가 없으면 일을 하지 못했으며, 여행할 때 꼭 챙기던 세 가지는 종이와 펜 말고 바로 커피 포트였다.
다음은 츠바이크가 인용한 발자크의 커피에 대한 찬가이다.
“커피가 위(胃)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게 된다. 이념들은 위대한 군대처럼 전쟁터에서 앞으로 나가고 싸움이 시작된다. 추억들은 행진의 깃발을 들어올리고 태풍과 같은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경기병은 말을 속보로 몰아 전진하고 보급부대와 탄통을 거느린 논리의 대포가 쉭쉭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정신력 풍부한 발상들이 저격병이 되어 전투에 끼여든다. 인물들은 옷을 차려입고 종이는 잉크로 뒤덮이고, 전투는 점점 강해졌다가 진짜 전쟁터의 싸움이 시커먼 화약 연기에 뒤덮이듯 이 시커먼 흐름 속에서 끝난다.”
발자크는 이 화려한 수사를 커피에 바쳤는데, 정작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아마도 커피였다고 한다.
- 그런데, 지금 이렇게 쓰고 있는 나도 방금 커피를 마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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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