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y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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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글쓴이
유홍준 저
창비
평균
별점9.2 (94)
seyoh

생각도 강 따라 흘러갑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144)이라고.


그런 저자의 생각과 시각을 시리즈로 밝히고 있다.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그것.


이제 8 권 째 나왔다 남한강편이다.


 


남한강은 어디인가?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한강이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영월에서 시작하여 단양, 충주, 원주, 여주, 이천을 거쳐 북한강과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까지를 말한다.>(16)


 


그런 남한강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아보자.


저자는 어느 때 보아도 남한강은 북한강이 우리에게 주는 인상과 다르다. 북한강에 아버지와 같은 늠름한 위엄이 있다면 남한강에는 어머니 같은 안온함이 있다.”(349)며 남한강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그런 남한강을 저자를 따라 답사를 해본다.


그런데 이 책, 아무래도 발품 팔지않고 앉아서 보는 거라, 저자는 강따라 우리문화 유산을 소개하고 있지만 나는 글따라, 경치보다는 그의 생각을 바라보게 된다.


 


왜 그렇게 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본래 강물은 직선으로 곧게 흐를 때마다 곡선을 이루며 휘어져 돌아갈 때가 아름답다.>(345)


 


그래서 그의 시선이 경치에 (직선으로) 머무를 때보다도, 그가 경치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 또는 그 곳으로부터 뻗어 나온 생각을 (곡선으로) 펼칠 때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렴, 이 책은 비단 남한강을 따라가며 주변 경관, 주변 문화유산만 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경관을 보면서 저자의 생각이 흘러가는 곳을 살펴보는 재미가 더 크다.


그러니 직선으로 책을 읽어갈 게 아니라, 곡선으로 그의 생각을 훑어보며, 저자의 생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따라가 보았다.


 


영월 법흥사에 가보면.....


 


영월에 있는 법흥사 이야기다.


법흥사에 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징효대사의 승탑과 탑비이다.


그런데 그 중 승탑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72호로 지정이 되어있고, 탑비는 보물 제 612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이러한 사실이 저자 눈에는 잘 못된 것이라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것을 아주 잘 못된 문화재 지정이다. 이런 경우는 승탑과 탑비를 일괄 유물로 지정하는 것이 옳다. 더욱이 승탑이 탑비와 함께 유존한다는 사실은 문화재적 가치를 한층 높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45)


 


문외한이 들어도 납득할 만한 주장이다. 그렇다, 한군데 같이 있는 승탑과 탑비가 각각 다른 취급을 받다니? 더군다나 그 둘이 같이 있는 것이 더 문화재의 가치를 높인다는데! 그러니 그 것들을 문화재로 지정할 당시에 그것을 평가한 사람들의 안목을 의심할 수 밖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또한 그 문화재 관련 행정을 담당했던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문화재청장 시절, 이처럼 잘못 지정된 것을 고쳐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이걸 모두 정정하면 교과서, 백과사전, 지도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는 언젠가 사회적 합의하에 한번은 정정해야 할 사항임에 틀림없으니 현명한 후손들이 나서서 해주기를 부탁한다.>(45)


 


두견새와 소쩍새


 


단종과 얽힌 사연이다.


단종이 영월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몇 편의 시를 남겼다.


그 중의 하나, <자규(子規)>, 애처로운 시다.


그런데 그 자규, 두견이라고도 불리는 이 새는 소쩍새와 자주 혼동이 되어 왔다.


 


<두견새와 소쩍새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두견이의 울음소리는 슬프지 않고 밤새 우는 소쩍새 울음이 진짜 피를 토하는 듯한 애처로움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일들이 생기느냐?


<진달래꽃이 붉은 것은 두견새가 피를 토해 물든 것이라는 것이라 하여 두견화라고도 부른다는 것도 잘못이다. 이에 대해 조류학자 원병오 박사는 시인들이 두견이와 소쩍새를 혼동하여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인의 잘못이라고 돌리기에는 그 혼동의 뿌리와 연륜이 너무도 깊다.>(83)


 


접동새라고도 부르는 두견새는 예부터 수 많은 시와 노랫말에 등장해왔다.


그래서 예부터 수 많은 시와 노랫말에 등장하고 있는데,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예시해 놓은 것을 살펴보자.


 


만해 한용운의 시, <두견새>


 


두견새는 실컷 운다


울다가 못 다 울면


피를 흘려 운다


 


이별한 한()이야 너뿐이랴마는


울래야 울지도 못하는 나는


두견새 못 된 한()을 또 다시 어찌하리


 


야속한 두견새는


돌아갈 곳도 없는 나를 보고도


"불여귀 불여귀(不如歸 不如歸)"


 


그 밖에도 소월의 시 <접동새>와 이미자의 노래 <두견새 우는 사연>도 모두다 소쩍새와 두견새를 혼동하여 노래하고 있다는 것.


 


저자의 책, 읽을 때마다


 


저자의 책 <우리 문화유산 답사기>시리즈를 거의 빠트리지 않고 읽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그의 입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재미는 물론 유익한 정보가 넘쳐난다. 그리고 그런 정보의 대부분은 그가 아니면 못 보여줄, 그가 아니면 생각해내지 못할 것들이다. 이 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위에 열거한 것들은 물론 다른 색다른 정보들도 넘쳐나는 이 책, 명불허전!


같은 경치를 보면서도 과연 저자처럼 그런 생각까지 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새삼 맞다.


 


나도 이 책을 읽었으니,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직접 가서 보면 그만큼 보일까?


그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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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y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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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9. 16.

    @샨티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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