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책트렌드 코리아 2027트렌드 코리아 2027 중년 직장인이 하프시그널 장에서 속도를 늦춘 이유 올해 옷 색깔은 코발트 블루에 탠저린이에요. 매년 가을이면 돌아오는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짙은 파랑 바탕에 주황 글씨를 얹고 나왔습니다. 서문을 보니 파란색은 AI 기술이 퍼져 나가는 흐름을, 주황색은 인간의 창의성과 영감을 담은 색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열 개 키워드를 훑어보면 AI라는 글자가 한 번도 안 나와요. 표지엔 AI를 깔아 놓고 키워드에선 쏙 빼버린 셈이라 첫 장부터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해마다 나오는 시리즈라 앞 권 서평 먼저 보고 오시면 편해요. 작년 키워드들이 이번 책 곳곳에 다시 불려 나오거든요. AI가 빠진 이유는 서문에 친절하게 나와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팀이 2007년엔 '무선통신의 진화', 2008년엔 '울트라 모바일'을 뽑았는데,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뒤로는 그 영향이 오히려 커졌는데도 따로 키워드로 세우지 않았다고 해요. 너무 일반화돼서 뽑는 의미가 없어졌다는 거죠. 지금 AI가 딱 그 자리에 와 있다는 설명이었어요. 공기를 올해의 키워드로 뽑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슬로건은 ALPHA SHEEP입니다. 2027년이 정미년, 그러니까 '붉은 양'의 해라서 양 이야기가 꽤 길게 이어지는데 이게 의외로 재밌었어요. 양은 무리에서 떨어지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그 무게와 더위를 못 견딘다고 하더군요. 순하고 아름다운 동물이면서 방향 없이 휩쓸리는 무리의 이미지도 같이 지녔다는 대목에선 괜히 뜨끔했습니다. 회의 시간에 다들 고개만 끄덕이다 끝나는 풍경이 겹쳐 보여서요. 그러다 이 문장에서 기분이 확 바뀌었어요. "양은 순한 것 같아도, 매우 고집 세고 공격적인 동물이다. 순종이 곧 무력은 아닐 것이다." 무리 속에서 오래 버텨온 중년 직장인한테 이만한 응원이 또 있을까 싶어요. 알파독, 알파걸처럼 맨 먼저 움직이는 존재가 되자는 뜻이라는데, 무리를 이끄는 대장까지 갈 것도 없이 일단 먼저 해보는 한 마리 정도면 저도 도전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 주인공이 양이라 그런지 분량도 양껏 담았습니다. 보통 경제서보다 제법 두툼한 편이에요. 숫자, 숫자, 또 숫자. 서문 첫머리가 그렇게 시작해요. 2026년 7월 마지막 주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만에 코스피가 16.17%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가, 금요일엔 17.91% 치솟았다는 이야기요. 디저트 시장에선 두쫀쿠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버터떡이 꿰차고, 얼마 안 가 우베가 업계를 보라색으로 물들였다고 하고요. 같은 경남인데 거제엔 1,000mm 가까운 폭우가, 거창엔 50mm가 내렸다는 대목까지 오니 변동성이라는 말이 숫자로 실감 납니다. 그중 귀에 딱 붙은 단어는 '바이브세션'이었어요. 분위기를 뜻하는 바이브와 경기 침체를 뜻하는 리세션을 합친 말이고, 지표는 좋은데 막상 내가 느끼는 경기는 바닥인 현상을 가리킨다고 해요. 수출은 역대 최고라는데 장사는 안 되고 살림살이는 팍팍하다는 문장이 나와요. 다른 회사는 AI로 날아갈 듯 변신하는데 우리 회사 AI 도입은 더디다는 대목도 있고요. 거기서 웃음이 나오다가 말았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의 열 개 키워드는 개인의 변화, 조직의 변화, 그리고 우리의 대응이라는 세 덩어리로 나뉘어 있어요. 자극이 넘쳐서 오히려 지루한 '바쁜 권태'를 담은 권태사회, 사람이고 일이고 손익을 따지는 라이프 ROI, 별 목적 없이 '일단' 찍고 녹음해 두는 저장인류가 개인 쪽입니다. 바이브 워킹은 다들 AI 전환에 힘쓰는데 생산성은 왜 그만큼 안 오르는지를 묻고 있고요. 폼팩터 시프트에는 입에 넣는 파우치가 된 담배,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가 된 주사제 같은 사례가 나오더군요. 휴먼엣지 설명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등장한 것도 반가웠어요. 트럭을 뒤집고 비행기를 충돌시키며 컴퓨터그래픽을 최소화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는 얘기 말이죠. 해봄경제 쪽엔 영어 한 줄이 붙어 있습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완벽하게 하려다 손도 못 대고 미뤄둔 일이 쌓인 직장인이라면 모니터 옆에 붙여두고 싶을 문장 같아요.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 제일 속도를 늦춰 읽은 장은 하프시그널이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이 끝났음을 알리는 휘슬처럼, 갱년기를 인생의 반환점에서 울리는 신호로 다시 읽자는 키워드예요. 올해 심층 분석 대상이 갱년기이고 남녀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장을 여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 아들 게임기를 빼앗다가 자기도 놀랄 만큼 큰소리를 낸 51세 A씨가 있고, 수업 중에 단어가 혀끝에서 맴돌다 사라져 겁이 난 46세 교사 B씨가 있습니다. 세 번째 C씨는 55세 남성인데, 평범한 수요일 저녁 퇴근 후 주차장에 차를 대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 곡에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고 해요. 그날 밤 AI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내가 미쳐가는 게 아니구나. 이유가 있는 거였어"라며 안도했다는데, 그 담담한 한마디가 오히려 마음을 건드리더라고요. 오늘이 마침 수요일이라 그런지 이 장면이 유난히 가깝게 느껴집니다. 남성 갱년기 꼭지는 아재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남성호르몬은 30대부터 해마다 1%씩 줄어든다고 하고, 뚜렷한 시작점이 없어서 성욕 감소나 감정 변화, 무기력 같은 정신적 증상으로 먼저 찾아온다고 해요. 남성 갱년기가 여성보다 말하기 더 어렵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68.3%가 그렇다고 답했다는 설문도 실려 있습니다. 성공한 CEO에게 갱년기 같다고 말하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는 상담가의 이야기도 함께 나오더군요. 그래도 진료를 받은 남성이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니,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다들 챙기고 있었던 거 같아요. "이것은 어딘가 고장 났다는 경고음이 아니라 후반전이 곧 시작된다는 알림이다." 이 문장에서 어깨가 조금 풀렸습니다. 사진 설명에 X세대를 두고 "사용 설명서도 없는 시대를 항상 몸으로 부딪혀 살아야 했던 세대"라고 써둔 표현도 좋았어요. 참는 게 미덕이던 부모 세대와 달리 이 세대는 묻고, 진단받고, 관리한다는 설명이 뒤따르고요. 갱년기를 먼저 겪은 선배들이 알려준 목록대로 석류, 콩, 홍삼을 챙긴다는 대목은 너무 현실적이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더군요. 맛보기로는 책 앞쪽의 2026년 10대 트렌드 상품만 한 게 없어요. 1위가 코스피 9,000 돌파와 함께 달아오른 반도체 주식, 2위가 두쫀쿠입니다. 서문에서 롤러코스터처럼 그려졌던 증시와 디저트 유행이 상품표 맨 위에 나란히 서 있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 뒤로 국내 소도시 여행, GLP-1 비만치료제가 이어져요. 말랑이와 키캡 같은 촉감 완구, 무알코올·논알코올 음료, 스킨부스터도 들어 있습니다. 동묘시장과 구형 카메라로 대표되는 빈티지 아이템, 도서전과 불교 박람회 같은 박람회, 사주·운세·풍수지리 서비스까지 줄줄이 나옵니다. 한 해치 앨범을 휘리릭 넘겨보는 기분이에요. 뽑는 과정도 생각보다 꼼꼼했어요. 트렌드헌터 모임 '트렌더스날' 86명이 추천한 183개 후보를 24개로 줄인 다음, 2,000명에게 설문을 돌렸다고 합니다. 보기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게 무작위로 섞었다고 하고요. 응답자 가운데 40대가 402명, 50대가 461명이라 제 또래 목소리도 꽤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솔직히 마음에 걸렸던 건 10위의 사주·운세였어요. 처음엔 피식 웃었어요. 그런데 이게 불확실한 시대에 미래를 대비하고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는 소비로 묶인 걸 보니 웃음이 쏙 들어가더라고요. 반도체 주식과 사주에서 출발한 화살표가 똑같이 '불확실성 대응 소비'로 향하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다들 내일이 불안하긴 매한가지인가 싶습니다. 김난도 대표저자의 서문은 강의실 맨 앞줄에서 듣는 이야기 같았어요. 물이 98도, 99도까지는 액체로 있다가 100도에 닿는 순간 기체로 바뀐다는 '상전이'로 변화가 불연속적이라는 걸 설명하고, 엔비디아와 테슬라, 작은 드러그스토어에서 출발한 올리브영까지 사례를 줄줄이 꺼내 놓더군요. 마지막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미래가 우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어요, 폼페이의 용암처럼"이라는 대사가 나와요. 19년째 이 책을 내온 사람의 긴장감이 전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날씨마저 종잡을 수 없었던 변화의 한복판에서"라는 맺음 인사도 멋졌고요. <트렌드 코리아 2027>은 한 해가 지나고 다시 펼칠 때 진짜 재미가 나올 책 같아요. 이번 책 1부가 2026년을 돌아보듯이, 내년 이맘때 2027년 키워드를 하나씩 맞춰보는 맛이 있을 테니까요. 내년 업무계획을 앞둔 직장인이라면 책상 한쪽에 두고 수시로 들춰보기 좋겠고, 해마다 모아두면 그 자체로 우리 사회 연대기가 될 것 같습니다. 10월 중순,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서늘해진 수요일이에요. 붉은 양의 해를 두 달 반쯤 앞두고 내년 일기예보를 미리 들은 기분입니다. 알파쉽까지는 몰라도, 무리 맨 뒤에서 헉헉대는 양은 면하게 한 발 먼저 움직여 보렵니다. 양심 있게요. 좋은 책 만나서 한 주 허리가 든든해진 느낌이네요. AI가 공기처럼 스며든 2027년, 무리에서 한 발 먼저 나서는 '붉은 양'이 되자는 트렌드 안내서 #트렌드코리아2027 #트렌드코리아 #김난도 #미래의창 #알파쉽 #ALPHASHEEP #2027소비트렌드 #하프시그널 #권태사회 #라이프ROI #저장인류 #바이브워킹 #해봄경제 #휴먼엣지 #안목자본 #바이브세션 #경제경영서추천 #트렌드서 #책추천 #BOOKULOVE
감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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