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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완전한 궤도주간 우수
사랑의 불완전한 궤도

우리는 흔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이해와 존중, 배려와 희생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곤 한다. 그러나 사랑이 언제나 선의에서 출발하거나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향한 애정이 지나친 소유욕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상대를 잃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그를 옭아매는 구실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랑과 집착 사이에는 생각보다 모호한 경계가 존재한다. <러브 콜릿 BITTER>는 그 경계에 놓인 인간의 욕망을 로맨스와 스릴러라는 두 장르의 결합을 통해 조명하는 작품집이다. P.86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를 이길 수 없고, 남는 건 그리움밖에 없는데. 생각해 보면 세상만사가 다 그런 것 같아. 어쩌면, 사랑도. 제3·4회 로맨스릴러 공모전 수상작을 엮은 이 책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사랑의 어두운 얼굴을 그려낸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사랑이 단순히 인물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동기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을 불러일으키는 불안과 공포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로맨스에서 상대를 향한 강렬한 감정이 관계의 깊이를 증명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해당 작품에서는 그 강렬함이 다른 감정으로 변질하는 촉매가 된다. <러브콜릿 BITTER>에는 「인형가」, 「토성의 바다」, 「너의 차가운 손길에 나는 눈을 감고」가 수록되어 있다. 에도 시대의 인형 장인부터 외딴 어촌의 고아 소녀까지 각 작품이 다루는 시대와 인물은 다르지만, 세 이야기에는 모두 사랑이라는 감정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은 때로 상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되고, 자신을 바라봐 주는 유일한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은 그 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으로 이어진다. P.140 옛날에, 하루하루 빌어먹고 살던 그때, 내가 의지했던 사람이 너야? 아니면, 기껏해야 이틀 만에 만든 저 인형이야? 「인형가」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형’이라는 소재와 사랑의 방식이 맞물리는 지점이었다. 인간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고 관계 역시 처음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성장하게 된다. 반면 인형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모습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존재를 자신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간직하려는 마음은, 작품 속 주인공이 인형을 만드는 행위와 묘하게 닮았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변하지 않는 인형처럼 간직하려는 욕망은 결국 그를 살아 있는 존재로 만드는 고유한 가능성마저 지워버린다. 어쩌면 사랑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은 상대가 나의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더라도 그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토성의 바다」는 외딴 어촌 마을에서 소외된 채 살아온 소녀와 정체불명의 소년이 맺는 관계를 통해 사랑과 구원, 그리고 그 이면에 자리한 잔혹한 욕망을 그려낸 작품이다. 서로에게 영원한 존재가 되려는 소년과 소녀를 통해, 누군가에게 구원이 되는 존재가 동시에 파멸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랑의 양면성을 읽을 수 있었다. 공동체에서 밀려나 있던 사람에게 자신을 바라봐 주는 단 한 사람의 등장은 다른 이의 사랑보다 훨씬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과 연결해 주는 유일한 통로가 한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그 관계를 온전히 구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낭만적인 표현의 이면에는 그 사람을 잃는 순간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공존한다. 소설 초반, 주인공은 자기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죽음을 결심한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을 구해준 토성을 만나면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받고, 그를 절대적인 사랑의 구원자로 받아들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이 처음에는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 했으나, 이후에는 삶의 이유마저 타인에게서 찾게 된다는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영원하고 유일무이한 토성과의 사랑을 삶의 유일한 버팀목으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의 삶은 오히려 불안과 두려움으로 잠식되어 간다. 자신을 구원했다고 믿었던 사랑이 도리어 삶을 위태롭게 만든 셈이다. P.264 이 몸도 버겁고, 너도 버거웠다. 네가 있어야 숨을 쉬지만 네가 있으면 언젠가 네게 잡아먹힐 것 같았다. 이러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사랑의 본질을 결정하는 것은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간절히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선택을 제한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위한다는 명분 역시 그 사람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순간 일방적인 욕망으로 변질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극단적인 집착을 지극한 순애보로 받아들이거나, 고통을 감수하는 관계에서 사랑의 진정성을 찾으려 한다. 작품집이 다루는 불편한 감정들은 이처럼 낭만적으로 포장되어 온 사랑의 관습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로맨스와 스릴러의 결합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장르는 얼핏 상반된 감정을 다루는 듯하지만, 실상 기대와 불안, 끌림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양면성을 공유한다.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은 설렘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신과 공포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같은 감정이 어떤 선택과 상황을 거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장르의 만남이 매우 흥미로웠다. P.349 끝이 있다면 그건 바다가 아니니까. 나는 너와 영원한 여정을 떠나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해야만 한다.

hyunseo9376
hyunseo9376
브랜드 성장을 위해 필요한 미고객 이해하기리뷰어클럽
브랜드 성장을 위해 필요한 미고객 이해하기

미고객의 이해를 읽기 전에는 항상 타깃 유저만 생각했다. 기존 구매 고객의 패턴을 떠올리며, 이와 비슷한 타깃 유저를 어떻게 설득해서 서비스 전환율을 높일 수 있을지만 고민했다. 미고객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만큼 고객을 이해하는 생각의 범위가 좁았음을 깨달았다. 미고객은 아직 고객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미고객(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은 논유저, 가끔 구매하는 라이트 유저 포함)을 왜 이해해야 될까? 이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면, 미고객을 확보해야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다. 서비스 성장을 위해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을 올리려면 고객 수(침투율)를 늘려야 한다. 음이향 분포 그래프, 더블제퍼디 법칙(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는 구매 고객 수가 적고 충성도도 낮아진다. 충성도-구매빈도는 침투율 증가에 따라 간접적으로 올라간다.) 이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고객을 확보하려면, 브랜드와 연결된CEP(카테고리 진입점)를 늘리고, 브랜드에 도달할 확률을 높여야 한다. 브랜드와 고객 가치를 연결하기 위해 미고객을 이해하는 5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01. 재해석의 중요성: 고객에 최적화된 맥락에 맞춰 브랜드를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함 02. 시장의 재해석: 미고객은 본래 공략해야 할 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렌즈 03. 타깃의 재해석: 행동 이면에 있는 욕구, 억제, 보상을 통해 고객의 합리를 이해함 04. 베네핏의 재해석: 브랜드 특징 X 미고객 관점의 보상 = 맥락에 최적화된 배네핏 05. 포지셔닝의 재해석: 제품이 이용되는 행동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함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기업 입장에서의 목표만 생각했다. 미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며, 고객의 목표 ( 자신이나 생활이 나이지는 것 )에 기여해야 우리 서비스의 목표 (구매 전환 등)를 달성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위와 같이 미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동 관찰이나 인터뷰를 통해 대안 모델 (CEP 맥락을 나타내는 데이터 찾기)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UX 리서치와 같이 실제 고객 관찰과 인터뷰가 필요함을 느꼈다. 대안 모델은 특정 맥락/상황에 놓인 인간의 합리(사고방식, 사물 인식 방식)를 이해하는 방법이다. 미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재해석하기 위해 대안 모델 만들기, 수반성(욕구-행동-보상 루프) 파악, 베네핏 재해석, 브랜드 재구축 방법은 사례를 통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대안 모델, 수반성, 베네핏 재해석, 브랜드 재구축과 같은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은 아직은 쉽지 않지만, 미고객을 이해하는 관점을 넓히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법을 배웠다. 브랜드 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실제 고객을 만나야 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askare
askare
박진규 시인의 “대추나무 한 그루” 시 감상문 인기 리뷰
박진규 시인의 “대추나무 한 그루” 시 감상문

시 제목: 대추나무 한 그루 시 원문: 재개발지역이라 곧 헐리게 된 집 안뜰에 사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곧 헐리거나 말거나 가지마다 환하게 대추를 익히고 있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반쯤 무너진 담장 너머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왜 가는지도 모르게 허우적대며 가다 신호등에 걸린 나에게 검댕이라도 묻어 있다는 듯이 그것을 떼어내 주고 싶다는 듯이 시 감상문 붉은 스프레이. 이름 없던 것에 이름이 붙는 순간, 대개 사라지기 직전이라는 걸, 대추나무는 뿌리의 기억으로 먼저 안다. 재개발지역 벽마다 X자 붉은 스프레이 페인트가 흉터처럼 각인된다. 빈집이란 표식들. 포클레인 이빨보다 먼저 도착해 동네의 어깨뼈를 아리게 으스러뜨린다. 오늘도 늘어난 X자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 갈라진 담벼락 틈에 머문 햇살마저 누렇게 눌어붙은 장판 때처럼 착색되었다. 대추나무 열매, 담벼락 너머 고개를 내밀고, 주인 잃은 시선으로 빼곡이 눈알만 굴리고 있다. 이삿짐 트럭이 남기고 간 타이어 자국 위로 달은, 어제처럼 뜬다. 나무는 외롭다는 말 대신 담너머 가지 하나 더 걸친다. 세상이 내일을 향해 달릴 때 내일을 버린 대추나무는 지금 대추 열매만 열심히 익히고 있다. 굴착기가 오면, “헐리거나 말거나”, 내일의 굴착기는 내일의 일. 끝을 알고도 열매를 익히는 자, 내일의 부재를 오늘의 붉음으로 갚는 자다. 존재란 영원을 약속받아 사는 것이 아니라, 약속이 없는데도 꽃을 피우는 맹목이다. 사람들은 빠른 것을 성공이라 부르나, 설익은 것은 달지 못하고, 계절을 앞지른 것은 제맛마저 건너뛴다. 대추나무는 느리게 산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산 것이다. 담장너머 세상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대신 시계만 움켜쥔 손의 세상이다. 시간을 담보로 얻은 생존들은, 충전 케이블에 묶인 스마트폰. 저당 잡힌 시간에 떠밀려 가는 중이다. 멈추어야 보이는 건 많다. 횡단보도 흰 줄무늬마저 오늘 사무실 프린트 헤드 정렬 테스트 출력물로 보일 때, 시인은 묻는다. 함안 낙화놀이 축제 밤 연못 속에서 솟아오르는 불꽃 기포처럼 둥근 의문. “왜 개발인가?” ‘개발’, 시인은 개발을 미워하지 않는다. 길이 생기고 불이 켜지는 일이 나쁠 리 없다. 다만 묻는다. 무엇을 위해 허무는가. 더 높은 건물이 더 높은 삶을 약속하던가. 더 빠른 길이 더 빠르게 행복을 데려주던가. 그 집의 주인은 그 자리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왜 떠나야 되는가? 허무는 손은 허물어지는 것의 이름을 묻지 않는다. 맹목이란 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도 달릴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 믿음에서 동네가 지워지고, 동네와 함께 한 기억도 사라진다. 시인은 안다. 나무 한 그루가 지워지는 일은, 거기에 자란 햇살과 가지와 잎과 새소리와, 꽃 향기와 대추와 아이들의 웃음과 익어가는 아이들의 추억이 지워지는 것임을. 검댕. 대추나무는 다만 익은 대추 한 알을 그가 볼 수 있는 높이에 걸어둘 뿐이다. 그것으로 시인의 검댕은 지워진다. 곧 헐릴 몸이, 나중 헐릴 누군가를 먼저 걱정하는, 거꾸로 된 배려. 신호가 바뀌었다. 시인은 갔을까, 멈춰 있었을까. 대추나무는 안다. 시인도 안다. 대추나무는 시인이 나무를 향해 올려다본 그 몇 초가 우주의 기억창고에 가장 오래 남으리라는 사실을. 시인은 대추나무 가지마다 초롱 초롱 시를 지어 매달아 둔다. 누군가 지나가다 문득 고개를 들면 하늘에 가득, 시가 되어 달린 그 붉은 알알을 보게 될 것이다. 2026.09.12 철학박사 정재권 글

ksd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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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협찬] 주식시장의 돈은 피지컬AI로 흐른다인기 포스트
[서평] [협찬] 주식시장의 돈은 피지컬AI로 흐른다

최근 인공지능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AI와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돈은 피지컬AI로 흐른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산업과 투자 기회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특히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보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로봇, 자동차, 제조업 등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동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피지컬AI의 성장이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로봇, 산업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AI라고 하면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이나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먼저 떠올렸는데, 앞으로는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기업들의 경쟁력도 중요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피지컬AI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제조업 기술과 산업 인프라가 AI 시대에 새로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구조와 기업의 가치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유망한 산업이라도 기업의 실적과 기술 경쟁력,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 수준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주목받을수록 일시적인 유행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구분하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독서를 통해 주식 투자는 단순히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찾는 일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변화와 그 안에서 기업이 만들어 낼 가치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AI 기술이 우리의 일상과 산업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 기술과 경제의 흐름을 함께 바라보며 장기적인 투자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다.

Dyul
Dyul
트렌드 코리아 2027요즘 인기 책
트렌드 코리아 2027

어느덧 연말이 다가옴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시즌 도서가 있습니다. 바로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7》입니다. 사실 요즘처럼 트렌드가 숨 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에 책이나 잡지라는 매체로 그 흐름을 온전히 따라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매년 사랑받는 이유는 수년간 축적된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거나 곧 도래할 변화의 초입을 정확히 짚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번 2027년의 슬로건은 바로 'ALPHA SHEEP (알파쉽)'입니다. 개발이나 프로젝트에서 '알파(Alpha)'는 '가장 먼저 시도하는 첫 단계'를 뜻하고, 2027년은 '붉은 양의 해'라는 점에 착안한 키워드입니다. 무리 지어 남들을 따라다니는 순응적인 양 떼에 머무르지 않고, 가장 먼저 무리에서 뛰어올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펼치는 주도적 개인을 의미합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트렌드 코리아 팀의 위트 있는 작명 센스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책에서 특히 깊게 와닿았던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권태사회'라는 개념입니다. 정보의 홍수와 끝없는 선택지 속에서 현대인들은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자극을 찾아 나섭니다. 10분이 넘는 영상은 끝까지 보지 못하고 숏폼 콘텐츠에 빠져들며, 심지어 그 숏폼조차 몇 초 만에 넘겨버리는 자극 중독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는 어느새 무의미하고 뒤처진 시간으로 치부되곤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취미나 소비를 넘어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빠르게 만나고 쉽게 관계를 끊어버리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극이 과도해질수록 역설적으로 '무자극' 자체가 가장 강렬한 자극이 됩니다. 멍때리기 대회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휴식을 위해 절이나 조용한 시골을 찾는 이유도 결국 과부하가 걸린 삶에서 여백과 여유를 찾으려는 본능적인 발버둥인 셈입니다. 한편, 책은 AI 기술이 더 이상 단순한 기술적 신비로움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AI는 이미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필수 도구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거대한 기업이나 전문 개발자들만 누릴 수 있었던 강력한 생산 수단이 이제는 개개인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완벽히 알아야 시작할 수 있는 시대"에서 "일단 실행하면서 배워나가는 시대"로 전환되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코딩이나 프로그램 언어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최근 생성형 AI와의 대화를 통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내가 원하는 키워드가 포함된 공시가 떠오르면 매일 저녁 이메일로 자동 송부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AI가 짜준 코드를 적용하고 여러 번 오류를 수정해 가며 나만의 자동화 도구를 완성해 냈을 때의 쾌감은 매우 컸습니다. 거대한 비용이나 전문 지식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판이 깔린 것입니다. "실행 없는 비전은 환각에 불과하다"라는 말처럼, 고민하기보다 일단 시도해 보는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매년 출간하는 이 책은 그 해의 우리 사회를 고스란히 담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의 원인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새로운 트렌드가 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함께하는 자신의 행동 패턴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겁니다. 연말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필수템. 시원한 날씨에 읽어 보시면 좋겠네요.

떳다비행기
떳다비행기
AI 시대, 마케팅팀은 사라진다빛나는 리뷰어
AI 마케팅 자동화로 달라지는 마케터의 미래와 생존 전략

마케팅 관련 업무를 경험한 입장에서, 이 책은 단순히 AI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활용서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AI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료를 분석하는 일이 익숙해질수록,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AI가 기획부터 광고 관리, 카피라이팅, 디자인 등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대부분 처리할 수 있다면, 앞으로 마케터에게 남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러한 의문과 마찬가지로, 책 제목만 보면 AI가 마케팅 인력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미 많은 이들이 여러 산업군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듯이, 마케팅도 그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은 마케팅이 사양산업이라는 것이 아니다. AI로 인한 변화 속에서 개인과 회사가 어떻게 변화해야 효율을 더 끌어올리고,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실제로 마케팅 업무에는 시장조사, 타깃 고객 분석, 콘텐츠 제작, 성과 보고와 보완 등 현재의 AI가 상당 부분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렇다면 사람은 이런 업무를 더 빠르게 수행하는 능력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 마케팅팀은 정말 사라질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예상하는 방식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p.6 책은 방향을 설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일'을 함에 있어 짊어지는 책임에 주목한다. --- AI가 대신하지 못하는 세 가지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여러 대안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 선택의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p.28 AI는 방대한 자료를 빠른 시간 내에 수집하고 분석하여 여러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적합한지, 장기적인 사업 방향과 일치하는지, 그 선택으로 발생한 결과를 누가 책임질지는 여전히 조직과 사람의 몫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AI 활용 능력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는 정도로는 판단할 수 없다. 현재의 업무 중에서 무엇을 AI에 맡기고, 사람은 어떤 부분을 맡아 검증하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이 일련의 과정을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은 모든 일을 AI에 넘기는 사람이 아니다. 과업을 나누고, AI가 어디까지 신뢰할 만한지 확인하며, 결과가 브랜드의 기준과 실제 시장상황에 맞는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p.23 특히 마케팅 직무를 준비하거나 이제 막 실무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당장의 업무 처리 능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업무가 어떤 사업적 성과와 연결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AI를 경쟁자로 볼 것인가, 자신의 강력한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 이에 따라 커리어의 방향과 한계도 크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118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에 '마케팅' 분야를 중심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핵심적인 논의를 압축했다는 점이다. 해외 연구와 문헌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조직 변화부터 브랜드디자인경영, 브랜드 운영체계인 BDM-OS까지 연결하며, 단순히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전망에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특히 관리자와 경영자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이 책에서 지적하는 문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한 기준으로도 활용하기 좋은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 마케팅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와 실무 책임자다. 현재의 업무 구조가 앞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마케팅 직무로 취업하려는 사회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도 어떤 기술을 배울지 못지않게 앞으로 어떤 역량을 쌓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 사라지는 것은 고객보다 상사를 바라보고, 전략과 판단을 외부에 맡기며, 결과물을 취합해 보고서를 만들고, 과거의 자료와 콘텐츠를 반복하는 방식으로만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조직이다. p.69

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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