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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보이스 키싱 TWO BOYS KISSING
- 글쓴이
- 데이비드 리바이선 저
책이있는마을
남들이 알아 주지 않고 심지어 경멸, 적대시, 단죄까지 하려 들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관계와 가치를 꿋꿋이 지켜 나가겠다는 어린 소년들의 생각이란 기특한 면마저 있습니다. 물론 곁에서 지켜 보는 어른들로서는 말리고 싶지만 말입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키스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 위해 서른 두 시간이나 키스를 이어나가는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사랑에 빠진(게다가 남보기에 전혀 손가락질 받을 구석 없는) 정상적인 청춘 남녀 사이라고 해도 이런 장시간 동안, 설령 그저 껴안고만 있으라고 해도 신물이 날 텐데, 하물며 키스라니. 농담 아니라 아무리 버닝하는 기간이라 해도 이 정도 스탠스를 버티려면 신물, 염증, 구역질이 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개방적인 사회라고 해도, 어느 문명권이든 헤테로 연애가 절대 다수 성향이며, 요즘 미국 영어에서 gay라는 단어가 그대로 욕처럼 쓰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런 종류의 사랑은 결코 환영 받지 못합니다. 어린 나이라서 그저 본능과 순정에만 충실하여 이런 과감한 행각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장래가 결국 안타까운 국면을 맞이할 줄 뻔히 미래가 보이는 입장에서, 아무리 그 순수함이 극적인 이벤트로 증명된다 해도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게이라고 해서 일편단심 같은 상대하고만 연을 이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해리와 크레이그는 현재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 ex-인 관계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미친 짓"을 감행한 건, 같은 학교 티리크가 아무 이유 없이 부당한 폭행을 당한 사실에 대한 의분이 주된 동기이기도 했습니다. 즉, 미친 짓인 줄은 본인들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사귀는 관계도 아니지만, 더 미친 선입견과 부당한 폭력을 당연시하는 기성 사회에 대한 반항의 이벤트, 혹은 마니페스토로 그들은 이 무모한 도전을 벌인 것입니다.
그 주변에서 공인한 이성 관계라고 해도 공개 키스는 여전히 뭔가 뻘쭘한 게 사실입니다. 하물며... 여튼 정의롭지 못한 폭력, 사적 영역 침해는 단호하게 비판 받아야 마땅하며, 양심과 순정에 기반한 용기 있는 소년들의 결단은 따뜻한 격려를 받아야 그게 의당 취해야 할 사회의 시선이고 자세입니다. 실화라고 하니 이들의 결단과 (어려웠을) 행보가 그 의기 꺾이지 않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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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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