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 글쓴이
- 리처드 플래너건 저
문학동네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이 올해 출간됐다.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이다. 큰 상을 받았다고 해서 재미를 보장하진 않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역사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역동적이고 재밌었다. 이 소설이 나오기까지 무려 12년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스토리가 탄탄했다. 마지막 장까지 마약처럼 흘러갔다. 이렇게 재밌는 소설이 왜 이렇네 늦게 나왔을까...+_+
이 소설은 외과의사 도리고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들려준다. 2차세계대전에서 전쟁 포로 생활에서 살아남아 현재는 화려한 전쟁영웅이자 인기 있는 외과의사 도리고. 그에겐 전쟁의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보다 더 가슴 아린 것이 존재했다. 바로 사랑이었다. 그가 전쟁 전에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시작된다.
도리고는 의사가 되고 얼마 후 의무장교로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전쟁 투입 전, 훈련을 받는 중 부대 근처에 고모부가 호텔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 들르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고모부 부인 에이미. 서로가 어떤 사이인지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휴가를 나오면 제일 먼저 에이미를 만났고 둘은 연인처럼 지낸다.
예고도 없이 도리고는 전쟁에 투입되고 일본군의 포로로 잡혀 철도건설 작업장에서 매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도리고는 에이미를 생각하며 견딘다. 일본군 포로가 된 것도 모르고 군대에선 도리고가 죽었다고 판단했고 그의 죽음 소식이 본국으로 전달된다. 사실 고모부는 도리고와 자신의 부인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넌지시 도리고의 죽음을 에이미에게 알려주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도리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에이미는 충격을 받는다. 도리고는 에이미를 기다리고, 에이미는 도리고를 기다리지 않는 이 상황에서 과연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내용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도리고가 일본군 포로로 잡혀 지내는 전쟁의 참혹한 현장이고, 또 하나는 에이미와의 사랑 이야기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단짠단짠의 환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전쟁 이야기 중에는 조선인도 등장한다. 가난해서 돈을 벌고자 일본군이 된 남자, 일본인에게 속아 위안부가 된 사연도. 너무 가슴 아파서 말을 다 옮기지 못하겠다. (잔인한 장면들도 많으니 이 부분 참고하시길)
난 도리고와 에이미의 사랑에 더 주목했다. 웬만한 연애소설보다 더 슬프게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도 있어 더욱 그랬다. 특히나 마지막 그 장면은......스포가 될까 말은 못하지만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찢어졌다. 흐흑
생각보다 담고 있는 내용이 많다. 그만큼 느끼는 부분도 적지 않고 배울 부분도 있었다. 특히 작가의 문장이 훌륭했다. 필사를 해도 좋을 것이다.
올해 내가 읽은 소설 중 최고라 생각한다. 죽기 전에 이 책을 읽은 게 다행이다 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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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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