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ybphia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산중암자에서 듣다

박원식 저/주민욱 사진
북하우스 | 2011년 02월

 낮은 자리, 작은 세상으로 눈길을 두었으니 매사가 애틋하다. "저는 큰스님도 아니고, 큰 도인도 아닙니다. 사람은 본래 크고 작음이 없는 법입니다. 분별심을 버려 모두가 평등한 불성이라는 걸 알아야 하겠지요. 따지고 보면 이 세상 누군들 이미 부처가 아닐 수 있겠습니까? 저마다 타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 한 다 부처죠. 저는 그저 빛나는 태양이 아니라 이웃의 밤길을 돕는 골목길 가로등 정도만 되길 바랄 뿐입니다." 대구 팔공산 중암암,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오르는 걸음걸음마다 기도이자 명싱이다. 마음속엔 이렇게 두 갈래의 입장과 편애가 들어 있다. 산지형은 불교가 정착한 뒤 포교보다 수행을 목적으로 외떨어진 산속에 터를 잡으면서 파생했다. 초기에는 자연 석굴을 이용하다가 점차 산지에 터를 잡으면서 파생했다. 초기에는 자연 석굴을 이용하다가 점차 산지에 터를 두고 사찰을 조영하게 되면서 일반적으로 되었다. 바위 군락 속에 들어앉은 중암암은 산지형 사찰의 모범적인 본이다. 

 수행이란 바윗덩어리처럼 굳센 좌정의 한판 승부인가 하면, 마침내는 뜬구름처럼 가볍게, 물처럼 거침없이 흐를 수 있는 자유의 날개를 얻는 일이다. 대구 팔공산 불교의 종가는 동화사이다. 팔공산은 신라의 다섯 영산 중에서 중악에 해당하는 산이다. 길 끝난 곳에 법당이 있으니 바야흐로 돌구멍을 경계로 산사와 세속이 결별을 하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생로병사의 진실과 비밀을 푸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처럼 어려운 일일 뿐더러, 번뇌에 지든 가슴은 수챗구멍처럼 어지러우니 이를 어쩌나. 크거나 작거나, 절마다 반드시 있게 마련인 게 산신각이다. 부처는 불전도, 불탑도, 불상도 만들기를 바라지 않았다. 불교는 개념을 넘어선 절대 진리에 대한 직접적인 몰입을 통해 본성을 밝히는 일이지 무엇인가를 간절히 비는 기복은 아니다. 

완주 불명산 화암사, 불교의 요체는 자리이타에 있습니다. 너도 좋고 나도 좋아야 합니다. 떨어진 잎새들은 이제 어디로 가나. 어쨌거나 절정의 날은 오늘 바로 이 순간이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ybphia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2.7.2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7.2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2.7.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7.9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2.7.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7.9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3
    좋아요
    댓글
    206
    작성일
    2025.5.13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5
    좋아요
    댓글
    160
    작성일
    2025.5.15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4
    좋아요
    댓글
    192
    작성일
    2025.5.1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