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
감정 회복력
- 글쓴이
- 리제 반 서스테렌 외 1명
유노북스

사실 이 책을 만난지는 시간이 좀 지났다. 책을 받고 얼마 안되어 가족 구성원의 소천(선종)으로 정신이 없었다. 밀려드는 슬픈 감정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낸 날들이 여러 날이었다. 그래서 아픈 마음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받고 싶은 기대를 가지고 천천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며 도움을 받았던 것은 지금 내가 가진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인정하라는 메시지 였다. 장례식 이후 '나는 괜찮다'라는 생각을 되새기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간격으로 내게 연락을 주며 내 상태를 묻던 친구에 의해 나는 괜찮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 괜찮냐고 묻는 친구의 말에, '응, 괜찮아'^^ 라고 답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사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나고, 설거지를 하다가도 눈물이 나고, 노래를 듣다가도 눈물이 나고, 잠에 들려 할 때도 눈물이 났다.
계속해서 내 감정은 내게 괜찮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데 나는 그 신호를 무시하고 '나는 괜찮다'라며 나를 채찍질 한 것이었다. 늘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있었던 걸까?
다행히 친구에 의해, 이 책의 메시지를 통해 깨달았다. 내 감정은 내가 관리하고, 돌아보고 챙겨야 하는 것! 나는 인정했다. 슬픈 일이 생긴 후 이유없이 눈물이 나고 과거를 떠올리며 현재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는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인정하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내 스스로를 다독이는 순간 큰 위안을 받았다.
그 외에 공감가고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다.
"많은 사람에게 불안은 초대 없이 들어와 떠나지 않는 손님 같다.··· 불안은 몸으로 옮지 않지만 역병처럼 사회 속에 사납게 돌진해서 사람들의 집단 정신 한구석에 희미한 잡음을 심는 듯하다."
- 맞는 말인 것 같다. 물론 사람이 불안이 없이 살 순 없지만 불안을 계속 담아둔다면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셈이 되는 것 같다. 스스로 불안한 상태인지 점검하고 그렇다면 서서히라도 불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정서가 지나치게 전염될 때도 있다. 특히 주변 사람이 불안, 두려움, 절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가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스스로 자기 마음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다른 곳에 전화를 건다든지 화장실에 다녀오는 방법으로 함께 있는 사람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거나, 대화의 흐름을 덜 심란한 주제로 유도하거나, 유리 방패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상상하듯 시각화 기법을 활용해 상대의 정서에 걸려들고 물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나는 정서 전염을 경험했던 사례가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상대의 감정에 이입을 심히 해서 그런가? 안좋은 일이 있던 친구의 전화를 받고 1-2시간 쯤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화가 나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다. 때마침 동생이 불러 그 상황에서 잠시 떨어져 있을수 있었지만.. 이런 정서 전염에 힘들었던 적이 많았다. 사실 그게 정서 전염이라는 것도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 이제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상황이 닥칠 때 저자의 제안대로 현명하게 대처해야 겠다.(꿀팁 획득!)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점검하면 성장할 수 있다. 인생의 문제에 더 탄력적이고 용감해질 수 있다.
-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점검하기! 나도 주기적으로 꼭 내 감정을 확인하고 관리해야 겠다.
조금 더 자신의 심리를 파악하고 자신을 자주 분노로 몰아넣는 촉발 요인을 이해하게 된다면 감정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 이 말 역시 위와 비슷한 말인데 자가 감정(심리) 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나를 포함한 일부 사람은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에 관한 최신 보고서를 읽을 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정보는 깊은 '생태 슬픔(ecological grief)'을 일으킬 수 있다. 생태 슬픔이란 종, 생태계, 자연 경관의 파괴나 손상 등 현재 겪거나 예견되는 환경적 상실이나 붕괴가 일으키는 깊은 슬픔이다.
- 큰 산불이 나거나 자연이 파괴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우울해진 적이 있었다. 왜 그런지 몰랐는데 생태 슬픔을 겪었던 것 같다. 슬픔에는 참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부 사람들도 느끼는 감정이라니 신기하게 느껴졌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그 생각을 믿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원하거나 선택하기 때문이다." -앤드류 J. 번스타인(Andrew J. Bernstein)-
- 정곡을 찌르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의 힘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생각을 원하거나 선택하기 때문에 머무르는 것. 나는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 탓만 했었는데.. 이제보니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한 감정을 회복하는 방법들은 좋은 내용이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좀 더 색다른 내용은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지금껏 아무도 제시하지 않았던 저자의 특별한 노하우 같은 것을 기대했던 것같다.) 하지만 처음 감정의 회복에 관한 내용을 접하는 이들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1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