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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글쓴이
- 가와카미 가즈토 저
문예출판사
표지에 적힌 치킨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머뭅니다.
한국인에게 치킨이란
김치만큼이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죠.
저에게 치킨은 기쁨이에요.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때
기념하거나 축하할만한 일이 있을때
"오늘 치킨이나 시켜 먹을까?"하고
외치게 되거든요.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일본의 조류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닭을 통해
조류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자 합니다.
비록 인간의 입맛에 맞게 다소 개량되기는 했지만
뼛속까지 낱낱이 파헤치며 관찰하기에
닭보다 좋은 조류는 없으니까요.
1. 날개를 주세요
조류의 가장 큰 특징은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기관들이 비행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비행을 위해서는 날개가 필요하고
그 날개를 온전히 받쳐주기 위해서는
탄탄한 가슴뼈와 근육이 필요합니다.
요즘 다이어트 열풍으로 닭가슴살 수요가 많은데
닭가슴살은 유독 예쁜 분홍빛을 띠고 있어요.
대부분의 조류는 유산소운동에 해당하는 비행을 위해
근육에 산소를 품고 있기 때문에 붉은 색을 띠는데 반해
닭의 순간적인 비행은 무산소 운동에 가까워
연분홍 빛깔을 띠는 것이라고 하네요.
2.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조류의 다리에 관한 진실이에요.
학이나 두루미 같은 큰 새들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우리가 보통 무릎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새의 다리 중간에 툭 불거진 관절은
사실 뒤꿈치이기 때문에
새들은 항상 까치발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도톰한 몸통속에 숨겨져 있는 기다란 펭귄 다리처럼
새의 넓적다리도 몸 속에 숨어 있다는 것.
이것 또한 날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3. 이래 봬도 절반은 내장
꼬치구이집에서 모래주머니 덕에
우리 입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새에게 이빨이 없기 때문이며,
새에게 이빨이 없는 것은 부리가 있기 때문이며,
부리가 있는 것은 손가락이 없기 때문이며,
손가락이 없는 것은 하늘을 날기 위해서라고
치킨을 통한 진화의 역사와 더불어
맛있는 모래주머니 예찬을 이어나갑니다.
4. 누가 새의 맨살을 보았나
수탉의 상징인 크고 붉은 볏.
볏의 붉은 색을 연출하는 주역은 혈액입니다.
투명한 피부 너머로 붉은 혈액이 비쳐
선명한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이죠.
닭의 볏은 콜라겐 덩어리라고 하니
미용을 위해 드셔도 좋아요.
(저는 덜 예뻐지렵니다...)
혹시나 이 책을 읽고나서
닭에 대한 애정이나 연민이 생겨나
더이상 치킨을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지극히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닭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치킨을 주문하는데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생겨나지 않거든요.
심지어 저자는
닭의 가슴뼈와 근육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고는
가슴살이 맛있는 모스치킨을 추천하고 있으니까요.
닭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파헤치며
더불어 다른 조류의 특성까지 함께 알아가는
유쾌하고도 신선한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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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