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식이섬유가 들어가면 그에 반응해서 Akkermansia muciniphila라는 세균 숫자가 치솟는다. 아커만시아균은 날씬한 사람에게서 더 자주 보이고, 비만, 2형 당뇨, 염증상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 빌 설리번,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111쪽)
Akkermansia균은 익숙하다. 바로 경희대 배진우 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로 비만과 관련한 세균으로 찾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 Akkermansia균은 장에서 점막층의 회전률을 높인다. 점막층은 자주 떨어져 나가는데 회전률이 높아야 튼튼하고 각종 염증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점막층에 문제가 생기면 위장관에서 내용물이 빠져나가고 염증이 생긴다. 그리고 체중이 증가한다. 지방을 섭취하면 Akkermansia균이 줄어들고, 식이섬유를 먹으면 Akkermansia가 늘어나서 체질량 대비 지방 비율을 줄이고, 염증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도 줄인다.
세균이 우리의 건강과 무척 관련이 깊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세균이 우리의 식욕을 어떻게 ‘조작’하는지에 대해서는 두 단계로 설명한다.
“첫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가 세균의 성장에 필요한 음식에 식탐을 느끼게 만든다. 둘째, 세균이 만드는 화학물질은 세균에게 필요한 음식을 먹을 때까지 우리를 기분 나쁘게 만든다.” (112쪽)
그래서 빌 설리번은, “세균이 우리의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식욕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기분도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쓰고 있다.
물론 비만은 개인적인 의지 문제가 아니다. 유전적인 원인이 있으며, 태아였을 때, 아니 아빠의 정자 형성시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일종의 질병이긴 한데,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는 그 질병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크푸드를 먹으면 운동을 하겠다는 동기가 극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건강이 이중으로 타격을 입는 것이다. ... 비만인 사람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유가 꼭 게으르거나 자제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정크푸드가 그들의 기분과 행동을 바꾸었기 때문”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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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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