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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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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기적인 식인본능을 지닌 천재적인 의사와, FBI 수습 딱지를 붙인 신참 스탈링의 두뇌게임....



뭐 너무 유명해 세월이 그닥 흐르지 않았음에도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영화 양들의 침묵...


감독이 자크 드미던가 조나단 드미던가 헷갈리는데, 조디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를 세상에 확실히 각인시켜준 이 작품은 그 해 오스카의 노른자위 부문을 싹슬이 했다.


 


 잔인한 장면에 대해서 근원적인 뜨악함을 지닌 난, 사실 이 영화 보는 것이 고역이였고... 솔직히 이 영화 피잔치의 백미인 닥터 렉터가 경비원 뜯어 잡수시는 scean 은 아직도 청각으로만 기억한다.


그럴 찰나에 눈을 감았으니 말이다.


 


잘 만든 영화라는 것엔 이견이 없지만 딱히 내게 오래도록 기억할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딱 한 장면... 아니 모티브라고 해야 하나...


극의 전개와 좀 생뚱맞은 제목 양들의 침묵의 이유 말이다.


 


어린시절 양들을 키우는 친척집에 맡겨진 스탈링이 도살당하는 양들을 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럴수 없었고... 한마리 어린 양이라도 구하고 싶었지만 끝끝내 실패해, 그 어린양의 울부짖음이 오래도록 남아...살인마로 부터 살인의 위협에 처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한 강한 집착으로 발전한다는 모티브 말이다.


 


어차피 죽어야 할 양들... 그러나 한마리라도 살리고 싶은 마음...
그 절절함을 이해할 수 있는건, 내가 어린 시절 봐 온 무수히 많은 전쟁영화 때문이였다.


나도 내가 그런 맘이 있는줄 몰랐다.


 


아주 최근에야 알게 되어 뒤늦게 국내에 발매 되지 않은 것은 해외 사이트를  뒤져가며 비싼 값에 DVD 사 모으는 일을 하는 수고를 하고 있는 것은, 내 안의 내면의 어린양의 울음소리를 잠재우고 싶은 강한 욕망 말이다.


 


전쟁영화....


 


아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전쟁은 6.25 일테지만...가장 많이 본 전쟁은 2차 대전일것이다.


그리고 대개 2차대전중 우리와 관련있는 태평양 쪽 보다는 대서양쪽 유럽의 전쟁.


 


 해당 전쟁과 관련성보다는 그 전쟁을 풀어내는 영화사의 방식이 입맛에 맞는가 안맞는가가 영화를 보는 기준인지라...


그 쪽을 배경으로 주로 만든 헐리웃 영화에 길들여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개 헐리웃 영화들이 그렇듯 영화속 적군, 콕 찝어 독일군은 컴퓨터 게임 속의 가상의 적과 동일시 되는 양상이다.


 스치는 총알, 심지어 새총같은 것에도 장렬하게 부상도 없이 골로 간다.


 


두차례 대전을 일으킨 원죄에, 유태인을 대량 학살한 범죄로 인해 픽션의 세계에서 넌픽션에서보다 더한 수치를 당할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99 퍼센트의 헐리웃 영화속의 독일군은 사람이 아닌 하나의 도구, 마땅히 죽어야 될 박멸의 대상으로 그려질 뿐이였다.


 


 첨엔 그냥 그런가 보다 그러고 봤지만 어느순간 어라?? 이건 아니지 싶었다.


저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기도 할테고, 동생이기도 하고 형이기도 할것이며 누군가의 아버지 일것 아닌가 말이다.


 그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일 사람들이, 저렇게 무참하게 죽어가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


 


 뭐 하긴 픽션( fiction) 에서 그렇게 진지한 고민을 하는것 자체가 코미디지만.....


 


Die Bruck...


 


U 자 위에 점 두개 찍는 umlaut 가 붙어 부뤽... 아마 독일어로는 이렇게 읽힐듯 싶고.. 영어로 하면, the Bridge 가 될것 같은데,
난 이 영화의 제목을 영어로 읽고 싶지 않다.


 


독일에서 만든 2차 대전 영화.


 


미국, 정확히 헐리웃에서 만든 전쟁영화들은 신난다.
게임속 캐릭터들이 적군을 물리치듯, 부상 당한 포로도 없이 싸그리 전멸시키는 우리 미군의 활약을 보면 답답한 일상속에서 잠시 벗어난 오락적 재미를 준다.


 


하지만 전쟁은 오락이 아니다.


 미군의 총알에 맥없이 쓰러지는 그 독일군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받는 사람일것이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남편이고, 형제일것인데....
헐리웃 영화속 독일군은 그냥 하나의 도구일뿐이다.


가볍게 제거해야 하는 도구.


 


 하지만 난 내 안에서, 그렇게 도구처럼 소모되는 독일군들을 살리고 싶었다.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히틀러의 명령으로 유태인들을 학살한 잔인한 대상이 아닌...


그들 대부분은, 그렇게 길러진 사회풍토 속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강제 징집되어 끌려나왓음을 말이다.


그리고 이 영화속에서 난 내가 살리고 싶은 여린 독일군들을 발견했다.


 


전쟁 막바지.


이제 갓 열여섯에 접어든 학교 친구들이, 본토까지 밀고 들어오는 미군에 대항하게 위해 징집 대상이 된다.


아직 열여섯에 두달 모자른 당뇨병 있는 뚱뚱한 녀석도, 친구들이 가는데 나는 왜 안되냐며 군대에 간다.


 


이제 다 기운 전쟁인줄 아는지 모르는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최고의 영예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파시스트 교육을 받은 독일 소년들은 그렇게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전쟁을 위해 우리 눈에 익숙한 그 독일군복을 입는다.


 


 총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녀석들은 그러나 딱 하루 훈련을 받고...
그 근처 다리에 배치된다.


 


원래, 이 녀석들을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지만...
그 지시를 중간에 짤라먹는 부패한 병사의 계략으로 이 친구들은 이 다리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미군들이 들어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다리.


조그만 강에 놓인 다리는,  퐁네프의 다리처럼 고풍스럽게 예뻤다.
그래서 더 애잔했는지 모르겠다.


 


뭘 지키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예쁜 그 다리 앞에서 일곱명의 딱 하루만 훈련을 받은 독일소년들이 하나씩 죽어나간다.


 


 이미 무너진 댐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거센 강물을 일곱 포대의 작은 모래주머니로 어떻게 해 보려는 것 같이 무모한 작전인줄 모르고, 이 어리석은 친구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막아내려한다.


 


 중과부적(衆寡不敵))이지만.... 또 어떻게 기적적으로 그날밤에 미군이 진입해 오는것을 막아내긴 한다.


 


그리고 이제 남은 아이는 세명.


그러나 이내 한 녀석이 실수로 죽고, 남은 두 명중 한 명도 죽게 된다.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는, 여자친구를 껴앉고 그날 밤새 죽은 여섯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인지.. 그 옆을 무심히 지나치는 미군들의 행렬에 대한 분노인지... 모를 울음을 황소처럼 토해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열여섯의 어린 소년들이 죽을때마다 찌릿찌릿 맘 한켠이 아려왔다.


헐리웃 영화속에선 새총을 맞고도 죽어버리는 그런 존재들이 아닌...
친구의 죽음에 오열하고, 살고 싶어 하고 그러다 죽어가는 보통 평범한 소년독일군의 모습을 보며....어느새 눈이 젖어 들어 왔다.


 


 원죄 때문인지, 독일은 2차 대전 영화를 만듦에 있어 무섭도록 객관적이고 자기 비판적이다.


 


영화 말미에, 그들이 한낱 소년들임을 알게 된 미군들이 투항하도록 설득하지만....( 난 이 부분에서 남은 녀석들이라도 꼭 투항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나의 기도와 상관없이 투항을 유도하는 미군을 향해 총을 쏘면서 그들은 자 신들이 살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린다.


 


길들여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전쟁이란 이 순진하고 여린 소년들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채 피지도 못한 인생을 바칠만한 의미였을지....


두고두고 기억하게 만든작품이였다.


 


슬프도록 애잔해, 아릿해지는 영화...


내 맘속의 양의 울림대로 마지막 양을 거둬 들이지는 못했지만...
거대 유태인 자본이 지배하는 헐리웃 영화속....
유태인들의 살풀이 대상으로 허허롭게 죽어가는 많은 독일군들의 색다른 면을 알게 된 것은 독특하고 오래도록 남는 기억이 될 것이다.


 


 


그 전쟁엔 라이언 일병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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