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낸 지 2년째를 맞게 된 다다와 교텐. 다다의 심부름집은 마호로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의뢰를 성실히 처리하며 하루하루를 이어나가고 있다.

- 오랜 고생 끝에 어른이 된 그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그렇게 끝나는 편이 좋다. 현실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괴로움이 그를 들볶을 일이 이제 없을 거라고 단언 할 수는 없지만. (p. 157)

마호로 역 시리즈의 2편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은 변함없이 심부름집 고객들의 의뢰를 처리하는 다다와 교텐이야기 그리고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 등장했던 다다 심부름집의 단골고객들인 아들이 대리 병문안을 의뢰한 소네다 할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 부모님이 학원 픽업을 의뢰했던 초등학생 고객 유라 도련님의 어떤 하루, 버스 운행 횟수 확인을 의뢰했던 오카 노인 부인의 다다와 교텐 관찰 이야기 등 다다와 교텐 이야기뿐만 아니라 심부름집 고객들 일상 이야기가 담겨있다.

- 설령 자신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곳으로 도망친다고 해도 과거는 몇 번이고 마음속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도망쳐도, 도망쳐도 언젠가는 잡힌다. 예전 다다의 권태로운 눈빛과 소년 시절 조수의 어두운 구멍 같은 눈을 떠올렸다. 두 사람은 각각 과거부터 관철한 자신의 시선과 언젠가 마주해야 할지도 모른다. (p. 168)

여전히 아웅다웅 잘 지내는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다다와 교텐, 두 사람에게 있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며 과거에 갇혀있던 두 사람의 미묘한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말 그래야 한다. 다다는 자신의 마음이 급격히 움직이고 변화하기 시작한 것을 재촉하지도 멈추지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p. 244)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번외편 느낌이었던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은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다다 심부름집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인물들이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역할을 하며 웃음을 줄지 또 다다와 교텐은 오랜 시간 그들을 괴롭게 했던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만들어냈다.

- 그렇게 싫으면 그냥 돌아갔으면 됐을걸. 다다는 그렇게 말 하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교텐이 다다의 일에 동행하는 것은 교텐 나름대로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서란 걸 알고 있어서다. 교텐이 어두운 무언가를 안고 필사적으로 무언가와 싸우고 있다는 걸 이제야 진심으로 알아서다. (p. 280)

* 은행나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