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1. 꿀짜의 맛있는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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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담은 집 - 나를 닮은 인테리어
글쓴이
HERS 편집부 저
즐거운상상
평균
별점9.2 (15)
잔향



누구나처럼 처음부터 집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내가 결혼하기 전 반평생을 떠돌아다니던 집들은 내 집이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달라질 수 없다는 집들이었다. 곧 떠나게 될 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핑계이며 내가 집을 꾸미지 않은 이유의 30프로에 해당한다. 나머지 70프로는 내가 관심이 그냥 없던 거였다. 그래서 인테리어나 미적인 감각이 제로였고 말이다.



 



전월세로 10년 가까이 여러 집을 떠돌다가 내 집이 생겼다. 기쁘기도 했지만, 두려웠다. 새 집인데 예쁘게 꾸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집 아닌 집은 다 예쁘던데, 내 집은 어떻게 꾸미지? 해본 사람이 해야지, 안 해본 사람이 하려니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오브제 냉장고 하나만해도 색배열 때문에 매장을 들러가며, 냉장고 홈페이지에서 이색 저색 들이대며 몇날 며칠동안 좋은 색배열을 못찾아 난리였다.



 



가구를 사려고 들어갔던 가구집 사장님이 그랬다.



"컨셉을 잡으세요. 그리고 그에 맞는 가구를 구입하세요."



 



맞는 말씀인데 취향이 없는 사람이라 컨셉도 잡기도 어려웠다.(사장님 제가 그걸 몰라서 미치것어요.ㅠㅠ) 계속 '다 좋아~'하는 취향없는 나와 씨름하는 수밖에 없었다. 씨름하다보니 보이고 들렸다. TV없는 우리집은 서재형 거실로 꾸미고 싶어했던 내 요구가 불현듯 떠올랐다. 서재형도 화이트계열로 갈지, 나무색감으로 갈지도 한참 고민했다. 나는 나무색도 좋았고, 화이트톤도 좋았다.(다 좋은 걸 어떻게!! 취향이 없다는 것! 결정엔 최악!!) 그래서 거실은 나무색톤으로 부엌과 안방은 화이트톤으로 컨셉을 잡았다. 나머지방은.... 막 컨셉?^^(너무 사담이 길어졌다)





 



"도전하지 않으면 집은 점점 녹슬어버려요."



이 한 문장에 마음이 가서 고른 책이었다.



처음엔 집을 어떻게 꾸밀까 설레이고, 도전하고, 고민했는데, 1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집에 이젠 익숙해져버렸다. 이 집도 이렇게 가다간 녹슬어버리겠다는 생각에 집에 대한 애정이 식어 미안해졌다.



'이 책 보고 더욱 집에 애정을 가져보자!' 하고 이 책을 집으로 가져왔다.



 



쭉 훑어보니 내가 고민했던 것들, 내가 갖고 싶어했던 공간들이 보이고, 떠올라서 좋았다.



최근, 나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코로나 확진이 됐다. 가족 챙기고 집안일 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날들이었다. 감정도 피폐해졌고, 나 자신을 다독일 에너지도 없었다. 책이 읽힐 리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자신들의 개성이 담긴 집들을 구경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다독여졌다. 책이 안 읽혀서 마음 둘데가 없었는데, 이 책의 사진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책이 그나마 손에 잡혔고 시간도 그렇게 흘러보낼 수 있었다.



 



그저 남의 집 구경하는 게 재밌어서 찾은 책인데, 이 책을 보며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깨달은 게 있다.



가끔은 독서에도 환기가 필요하구나!



내가 읽던 책이 아닌 다른 분야의 책이 때론 한 곳에 박혀있던 내 시선에 활기와 에너지를 불어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자주 이렇게 시선을 돌려줘봐야겠다.



 



우리나라와 서양 사례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일본인들의 가정이었다. 집주인들의 직업을 보니 전문직에 여유롭고 자신들을 꾸미는 안정감을 가진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들처럼은 될 수 없는 나는 전형적인 구조의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다양한 것들(집이나 가구의 재료, 식물, 구조 등)로 자신의 개성을 얼마든 꾸밀 수 있다는 건 대략 참고할만 했다. 인테리어 잡지를 읽는 느낌이기도 하고 말이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집의 모습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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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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