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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몸이 말이 될 때
글쓴이
안희제 외 1명
동녘
평균
별점9.3 (6)
ggussy

 



몸이 말이 될 때 



 



국어시간에 배운 소위 서간문이라고도 했던 두사람이 주고 받은 편지를 이렇게나 멋지게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펴냈다는 기획 자체가 신선했고 무척 즐거운 읽을거리가 되어준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동녘출판사에서 ‘맞불’이란 편지 시리즈의 두번째 책이고 앞으로도 이런 책이 계속 나올 것이란 반가운 사실도 알게되었다. 특히 단순히 소소한 일상 얘기나 주고 받는 수준이 아닌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는 사회 담론을 중심으로 이름 그대로 맞불이 연상되는 티키타카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는 안희제와 이다울이다. 둘은 90년대생 만성질환자로서 질병과 장애, 몸을 대하는 우리의 세계를 이야기하는데 최근 코로나 확진으로 2주 가까이 질병과 고통, 격리생활, 불편한 일상 등을 경험하고 그와 관련된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혔던 개인적인 상황과도 겹쳐져 더욱더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두 작가간의 친분질이나 출판사의 기획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진정성이 느껴져서 더 좋았는데 어떤 대목에서는 논쟁과 치열한 대결이기도 했다. 시종일관 다정한 인사말로 시작해 살뜰한 맺음말로 끝나지만, 날카롭고 정확하게 도발하는 이다울과 각종 논문과 책 등을 인용하며 막힘없이 맞받아치는 안희제의 반격은 숨막힐 정도의 관전포인트였다. 



 



책의 구성은 두 저자의 편지가 번갈아가며 이어지고 발견되는 말들, 2인칭의 말들, 넓어지는 말들, 다시 태어나는 말들이라는 네개의 챕터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중 2인칭의 말들에서는 고통을 ‘2인칭’으로 말하고 쓰는 법이라는 색다른 문제제기가 인상적이었는데 크론병과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명은 희제와 다울의 몸에서 자주 미끄러졌다. 한쪽에서는 정말 아픈 것이 맞느냐며 의심하고 한쪽에서는 각종 정보를 근거로 그들을 중증 환자로 과장했다. 이렇게 당사자의 말이 튕겨 나오거나 실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제는 이것이 ‘1인칭’과 ‘3인칭‘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1인칭’은 “당사자의 언어를 생산”할 수 있어 아픈 사람이 직접 자신의 질병 서사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지만, 그 삶을 잘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가닿기 어렵고 ‘3인칭’은 의사의 진단처럼 객관적이지만 당사자를 배제하여 타자화하는 우려가 있다. 아픈 몸들이 의사소통과 사회에서 겪는 불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2인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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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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