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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글쓴이
에쿠니 가오리 저
소담출판사
평균
별점9.7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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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을 읽고 나면 드는 기분입니다. 한여름에 읽으면 좋은 소설이기도 하지요. 8월에 읽은 에쿠니가오리의 소설은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으로 2008년 초판 버전이 아니라 2022년 개정판 버전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러브 미 텐더, 선잠, 포물선, 재난의 전말, 녹신녹신, 밤과 아내의 세제, 시미즈 부부,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기묘한 장소,라는 제목을 지닌 9개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에쿠니가오리 특유의 섬세하고 평온한 일상들이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해집니다.






요즘 매일 밤 전화해 주잖니.



나한테 푹 빠졌나 봐.



러브 미 텐더 중에서




러브 미 텐더,에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엄마가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매일 밤 엘비스 프레슬리가 전화를 해 준다는 이야기, 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일흔이 다 된 노부부가 이혼을 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딸은 암담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아버지 보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더 좋아하는 어머니가 점점 노인성 치매를 앓고 매일 밤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화를 받고 행복해하는 건 진짜일까, 아니면 치매로 인한 망상일까. 두 가지가 생각이 오고가는 중에 공중전화기에서 몰래 전화를 거는 아버지를 발견합니다. 러브 미 텐더. 사랑은 그렇게 전화를 타고 흐릅니다.






소파에 드러누워 튀김과자를 먹으면서 고스케 씨를 생각했다.



코스케 씨의 손가락, 고스케 씨의 머리카락, 고스케 씨의 걸음걸이..



선잠 중에서




반 년 동안 함꼐 살았던 고스케 씨와 헤어진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직감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했기에 헤어져도 고스케 씨를 잊지 못하는 모습들을 여러 구절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고스케 씨는 유부남이었다는 것. 하지만, 우리의 사랑에는 유부남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고 고백하네요. 고스케 씨와 헤어진 후 18살 신문 배달원 토오루, 토오루의 남동생 16살 후유히코를 만나게 됩니다. 밤마다 꿈에서 뱀이 나타나 나를 노려보고, 스륵, 스르륵 멀어져 가는 뒷모습 속에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뱀이 고스케 씨의 아내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선잠>은 이 소설집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히나코의 직진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소설이지요.






평소에 진지한 신지의 목소리는 그러 때면 갑자기 촉촉함을 띠고, 그 말은 내 귓전에서



여름날의 커스터드처럼 달콤하게 무너져 내렸다. 매사 그런식이었다.



녹신녹신한 사랑, 녹신녹신한 나날, 녹신녹신한 인생.



모든 일이 잘돼 간다 싶었다.



녹신녹신 중에서




바람- 동시에 여러 남자에게 마음이 가는 주인공이 <녹신녹신>에 등장합니다. 에쿠니가오리 소설의 특징이 장르를 뛰어넘는 사랑, 여러 남자에게 마음을 주는 걸 개의치 않지요, 말 그대로 끌리는 대로 하는 사랑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남자친구 신지에게 녹신녹신해지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게 되지만 그 또한 신지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합니다. 그녀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걸까요. 녹신녹신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맥이 빠져 몹시 나른한 모양새를 일컫는 말이네요. 에쿠니가오리가 20대에 쓴 소설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인생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이고,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보고 싶을 때 봐야 하고,



그때가 아니면 갈 수 없는 장소, 그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 마실 수 없는 술,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게 있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반짝반짝 빛나는>의 10년 후 이야기가 담긴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이 가장 기대가 되었습니다. 쇼코, 무츠키의 이야기가 <반짝반짝 빛나는>에 담겨 있다면,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에는 무츠키(동성애자)의 젊은 애인 곤의 새 연인 우라베의 누나(치나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누나 입장에서 말하는 내 인생의 혼란은 그 살롱에서 시작되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쇼코와 무츠키의 집이 바로 그 게이들이 모인 살롱이었는데요. 나의 남동생(우라베) 또한 게이 친구를 따라 그 집에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불량 중년 로를 만납니다. 누나에게 여자도 좋아하고 남자도 좋아하는 불량 중년 로를 소개시켜 줍니다. 나와 로는 결혼을 하고, 로의 걸프렌드 아키가 자꾸 나를 괴롭힙니다. 아키는 마치 예전의 곤처럼 느껴집니다. 버드나무가 아름답다며 보러 오라는 쇼코 초대에 로와 치나미는 함께 방문합니다. 버드나무 이름은 우라베 나무. 연초록으로 흔들리는 버드나무 아래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10년 후 이야기는 극적인 반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나 익숙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기분이었습니다.





개정판으로 읽는 맨드라민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가오리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옆에두고 이 책과 함께 8월을 보낸다면 눅눅한 여름도 뽀송뽀송해 질 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지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맨드라민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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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작성일
2023.04.26

댓글 7

  1. 대표사진

    사이다

    작성일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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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kh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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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wdere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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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eforever

    작성일
    2022. 8. 21.

  5. 대표사진

    진짜

    작성일
    202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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