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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버스 정류장
- 글쓴이
- 하백 저
좋은땅
햇살 좋은,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읽기 좋은 시집을 만났다.
표지 그림이 유독 따뜻해서 끌렸는데, 내용은 더 많이 끌린다.
이 시집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머무름의 장소가 정류장인 것처럼
사람 마음도 들여다보면 온갖 감정과 고민, 생각들이 들어있다는 것인데,
어찌 마음이라는 것과 정류장을 연결 시킨것인지...참신하다.
예전에 살던 동네는 지하철이 없어서 버스 정류장을 많이 이용했는데,
버스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어플로 알려주는 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가다보니 생각이란 걸 할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며 이 책을 읽으니 마음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시집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작가는 배차 간격이라는게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는 버스처럼,
마음도 버스처럼 정류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내가 탑승할 '마음버스'가 언젠가 도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정류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마을버스처럼 동네 정류장을 돌고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듯, 이 책에 머무는 동안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잠시 머물다가 흡족한 마음으로 책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란다.
이 책은 ‘여우비’, ‘인과 연’, ‘이별 후’, ‘용서’, ‘미안해'로 나뉘어 있다.
공통적으로 기다림과 연관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정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의미의 마음 버스 정류장의 의미를 다양하게 시로 표현한 것 같다.
이 시집은 특히나 시 옆에 짧은 글이 함께 하는데,
작가가 시를 쓰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 시를 쓰게 된 이유 등이 담겨 있다.
시는 잘못 읽으면 매우 어렵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곤 하는데,
이렇게 작가의 생각을 바로 읽을 수 있어서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이했던것은 대부분 작가들이 글을 쓸 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데, 작가는 같은 정류장에서 기다렸던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지나간 일을 잊기 바라는 마음에서 시를 쓰셨다고 했다.
처음에는 잘 이해를 못했지만 아마도 이 시집을 통해 묵은 감정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
나도 함께 읽으면서 같은 마음으로 마음버스 정류장에 있었던 것 같다.
시집 곳곳에서 보이는 연화작가님의 글씨도 시집을 꽉 채우는 힘을 보탠 것 같다.
p.62
별이 질까 봐
꽃이 피는 거라고
꽃이 질까 봐
별이 반짝이는 거라고
그렇게 꽃과 별은 가까워졌대
너와 나 처럼
p.118
그곳에 가고 싶다
스쳐 지나가도 향기가 묻어나는 곳
바람이 불지 않아도 향기가 흐르는 곳
출입문은 없어도 출입하는 사람이 있는 곳
그곳에 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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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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