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 독서 글쓰기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글쓴이
- 강원국 저
웅진지식하우스
매일 하고 사는 말
내 말이지만,
내 맘 같지 않습니다.
쏟아내 놓고 나면
후회스러운 말들도 있고,
좀 더 어른스럽게 말할 수 없었나 싶은 말들도 있습니다.
말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보긴 했지만,
그래도 말은 늘 어렵습니다.
어른이지만,
아이같은 말을 하는 나를 발견하며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어른스러운 어른이 되고픈 나를 위해
이번에 읽은 책은
강원국 작가님의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입니다.
강원국 작가님의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된 이후,
읽어볼까 고민을 여러 번 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무겁고 난해해
책을 들었다 놓았다 여러 번 하며 아직도 읽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함께 달리는 독서마라톤
마라토너의 일지를 통해 만난 책입니다.
가벼운 에세이처럼
부담없는 글과
대통령이 아닌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에
이것부터 읽어야겠다 싶어
시작한 책입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 지음 / 웅진 지식하우스
115쪽
간결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론이 길다는 점이다. 곧장 본론으로 직행하지 않는다. 앞에 자락을 너무 길게 깐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또 말이 길어지는 경우는, 할 말이 많은 주제를 만날 때다. 그것에 관해 잘 알고 있거나 열정과 애정이 있는 경우다. 엄마가 아들딸에게 선생님이 제자에게, 상사가 부하에게 하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럴수록 말을 줄여야 한다.
방법은 한마디를 고민하는 것이다. 한마디만 해야 한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그 한마디로 출발한다. 그 한마디에 한마디, 또 한마디를 아껴가며 보탠다. 불필요한 말은 붙을 자리가 없다.
가까운 이에게 하는 말이 길어져 말이 핵심이 아닌 산으로 갈 때가 많다. ('있다'가 아니라 '많다') 말하는 나조차 질릴 정도이다. 내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에 끌려다닌다.
말이 낳은 말을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생각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니, 다시 그 처음으로 돌아가 강조하고 확인까지 받는다.
이런 나를 깨닫고 난 뒤로는 '내가 지금 상대에게 꼭 전해야 하는 한가지는 무엇일까?' '상대가 갖추었으면 하는 한가지는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이 부분은 원씽을 읽으며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좀 낫다. 내 말에 휘둘리는 '화남'도 줄어들고, 상대에게 좀 더 명확히 전달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대에게 집중해서 듣기를 수도 없이 요구했었는데, 상대가 아닌 내가 문제였다. 잘 들을 수 있게 말하는 것도 배려이며 전략이다.
162
우리는 상대에게 말을 건네기 전에 무슨 말을 할지, 또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충분히 고민한다. 그러나 누구에게 말하는지는 간과하기 쉽다. 내 의견을 어떻게 설득할까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듣는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그가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뒷전인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말이다.
말은 내가 하는 것이니 내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말은 하지 않을 때까지만 내 것이다. 내뱉은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말의 소유권은 들은 사람에게 옮아간다. 이 엄연한 사실만 잘 받아들여도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대상에 따라 카멜리온처럼 변신하는 것, 말하기에서는 무죄다.
초등학교 국어교과 내용에 보면 '듣는 사람을 고려하여 말하기/쓰기'라는 부분이 있다. 상대의 나이에 따라 어휘를 달리하여 쓰거나 높임 표현을 다르게 한다. 상대의 관심사에 따라 쓰거나 말하는 내용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도 배운다.
생각해 보니 이런 것들은 내용에 관한 부분이지, '상대방'의 성향에 관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내용이 제대로 갖추어 져야 하는 것도 필수적이나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대에 따라 전달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만 간단히' 사람에겐 '핵심만 간단히!', '스몰토크가 필요한'사람에겐 '분위기를 풀수있는 말 준비' 등 같은 말도 좀 더 잘 전달되는 방법을 찾는 것 또한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전략적인 말하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좋아하기만 했지, 사람에게 관심을 잘 두지 않은 나라서 대화가 그렇게 어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과 제대로 이야기하기 위해선 그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212
협상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거래를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흥정이다. 이기려 들지 말고 함께 성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툭 까놓고 말하는 게 낫다. 투명해야 한다. 이쪽에서 비밀을 가지면 저쪽도 비밀을 만든다. 내 카드를 보여줘야 실질적인 협상이 가능하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차선책을 찾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독식하려 말고 교환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지사지해야 한다는 말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하기'가 정말 좋은 결과를 낼까? 협상 전문가들은 입장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근거로 협상하라고 한다. 입장을 중심에 놓으면 자존심이 개입되어 난항을 겪기 쉽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의 이해를 분명히 하고 상대의 숨겨진 이해를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대중, 노무현 통령을 모시면서 배운 협상의 지혜다.
삶에서 무수히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협상..
나의 입장의 '이해'를 바라는 것 보다
서로의 이익과 손해를 중심에 두고 협상을 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협상이란 부분을 보니 문득 어제 일이 떠올랐다.
어젠 아이 친구와 협상? 을 했다.ㅎㅎ
라이터를 사겠다는 아이에게 왜 사려고 하냐고 물으니 어두울 때 불을 밝힌다고! ㅎㅎ 음.. 그래? 그럼 손전등가 더 좋지 않을까? 하니 눈이 똥그래진다! ㅎㅎㅎ
당장 사달라고 엄마에게 말하는 아이에게 착한일을 100개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게 어렵게 느껴진건지.. 협상을 시도했다.
" 손전등을 종이에 그려서 이모한테 주면, 손전등 주는 거 어때요? "
"타협하자는 건가? 타협은 없어! 착한 일 100개! ㅋㅋ"
한편으로는 회사의 일이나 업무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소소한 인간관계에서도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와 같은 일은 오롯이 나의 미션과 같은 개념이었는데, 어제처럼 아이가 협상을 시도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제는 완전 협상을 묵살하고선 착한 일의 수준이 "동생 칭찬하기" "동생한테 인사하기" 이런 것이며 너라면 하루에도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아이의 협상을 대하는 더 좋은 방법을 없었을까를 돌아보게 되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생각해서 제시한 아이의 행동을 칭찬해주는 게 먼저지 않을까...
242쪽
말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토론, 보고, 발표, 연설, 협상, 수다, 재담, 일상 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말하기의 목적에 따라 사실과 정보를 전하는 말하기, 친교를 위한 말하기, 위로와 격려가 담긴 공감하는 말하기, 원인 분석과 문제 해결을 위한 말하기도 있다. 주도적으로 말할 수도 있고, 받쳐주고 띄워주는 보조적 말하기를 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짚고 가야 할 게 있다. 모든 말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나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다짐했고 여전히 되새긴다.
모든 말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말자.
그런 욕심을 내려 놓자.
잘하는 걸 잘하면 된다.
잘하는 게 하나만 있어도 된다
우선 잘하는 것부터 하고, 하나씩 넓혀가자.
하지만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되지 말자.
말 잘하는 사람은 많다. 논리적으로 주장을 잘 펼치는 사람, 감성적인 말을 잘하는 사람, 비판적이거나 해학적인 말을 잘하는 사람, 지적으로 해박한 사람, 정곡을 잘 찌르는 사람, 설명을 잘하는 사람, 아니면 이야기나 잡담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어느 유형인가?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을 더 잘해보자.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은 없다.
말하는 직업이지만, 직업적으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나오는 대로 말을 한 것 같다. 잘하는 날도 있었던 것 같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었던 것 같다.
몇 일 전 지인이 나에게 말을 참 잘한다고 했다. 주로 내가 읽은 책이나 알게된 것들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으면 기분좋게 맞장구쳐주는 지인이다.
내가? 라고 생각을 했는데, 작년에 만났던 아이가 이해가 잘 되게 설명을 한다고 했던 게 생각이 났다.
이 부분을 보니 내가 잘하는 말하기는 '설명하는 말하기'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못하는 말하기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재 내가 가장 못하는 말하기는 불편한 관계(다투거나 문제가 있을 때)에서 말하기이다. 다른 이와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풀어내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져 그저 물리적으로 피하고 만다. 사실 말하기가 어려운 건지.. 마주 앉기가 어려운 건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다른 게 아니니 말하기를 못하는 게 맞다.
책에서는 잘하는 말하기를 하라고 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모든 말하기를 잘 할 필요는 없다는 말엔 동의하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말하기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에는 설명하는 말하기, 공감하는 말하기, 나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말하기와 갈등을 해결하는 말하기이다. 잘하는 건 더 잘하고, 못하는 건 얼른 갖추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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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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