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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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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은 저
아트북스
_19세기 말, ...... 자전거가 선사한 물리적 해방감은 여성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더 큰 정치적, 경제적 해방까지 열망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혹은 그 반대로, 오랫동안 노잼 상태에 머물러 있던 여성들의 해방 욕구가 이미 포화점에 도달해 어떤 형태로든 표출될 수밖에 없는 상태였기에 자전거라는 물리적 수단이 등장했을 때 그녀들이 누구보다 더 열렬한 수용자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_p45
고요히 치열했던 <사적인 그림 읽기>, 저자 이가은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의도여서인지, 그림과 역사, 철학, 감정까지 잘 정리된 글로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였는데, 내용 및 구성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장 베로의 ‘샹젤리제의 원형교차로’를 감상하며, 19세기의 여성들의 영역 확장과 자가운전, 자전거타기로 이어지는 여성 행방에 대한 역사 흐름으로 이어지고,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미국 시대상이나 현대인의 고독이라는 알려진 주제를 넘어 흥미진진한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적인 해석은 넘어 고독을 즐기는 이들에 대한 저자의 철학적 고찰까지...
독서를 좋아하는 저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안토넬로 다메시나의 ‘서재의 성 제롬’을 통한 독서와 서재, 물성으로서의 책 등에 대한 역사와 그림들에 대한 내용들, 관종 시대의 자기표현법 타이틀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을 통해서는 부당한 일을 당했던 젠텔레스키를 통해 여성 창작자들의 역사를 짚어주면서 창작자 생리에 관한 주관적인 생각도 밝히고 있다.
역사상 첫 번째 아이돌로 꼽힌다는 19세기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의 팬덤 계보를 통한 덕질에 대한 재미있는 내용 등...
이렇듯 호불호 없이 술술 읽힐 수 있는 내용 이였고, 그림에서 시작해서 철학과 역사, 생각으로 이어지는 글들이 참 매력적이였다. 사적이지만 지적이고, 감상적이지만 지나치지 않아서 적극 추천하고픈 미술이야기 책이다.
_중세 유럽인들은 우산보다는 그들의 의복을 활용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 11세기경 사용되기 시작한 후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중세인의 기본 복장으로 정착했다._p21
_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기나긴 시간 동안 독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이었다. 문자를 몰라서가 아니었다. 문자를 알아도 ‘읽기’ 자체가 어려웠다._p77
_좋든 싫든 모든 창작자는 자신을 팔아 얻은 관심을 먹고 산다. 자신의 재능, 생각, 경험, 매력, 그 모든 것이 창작물에 담겨 창작자를 표명한다. 작품 속 나는 현실의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더 많은 사람들 만나고 다닐 테니 그 만남이 허황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진짜 나’를 가장 멋진 방법으로 새겨넣고 싶다._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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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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