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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글쓴이
- 천선란 저
허블
SF소설도 결국 인간과 세계에 관한 작가의 질문을 담은 게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흡입력도 있고 캐릭터, 인물간의 관계들, 작가가 던지는 질문들도 좋아서 재밌게 읽었다. 뿌렸던 떡밥들도 여러 인물을 나열하면서 끝내 다 봉합해서 멋지게 끝낸것도 좋았다.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다." 는 문장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각자의 속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무엇이 우리를 더 빨리, 더더 효율적으로, 뭐라도 해야한다고 끌려가게 만들었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지 않을까 두렵고 불안하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우린 남들과 선을 긋는다. 장애인, 비장애인, 동물권, 기계, 등등 집단으로 나누고 서로 분노하고 수치심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속한 집단안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낀다. 나역시 누구보다 빨리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힘을 꽉 준 채로 더 더 를 되뇌이며, 나를 채찍질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들이 더 느리게를 외치는 레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좋았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시간 속에서 각자의 속도로 달린다.
각자의 주로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좋아하고 몰입하는 일을 할 때 인간의 눈빛이 빛났다."는 문장. 정말 내 주변만 보더라도 취향이 다양하다. 지금 가장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게 무엇일까?
많은 인물 중에 '보경'이란 인물의 서사가 흥미로웠다. 이제 그녀는 일상의 행복에 충실하면서 느리지만 천천히 멈춰있던 자신의 시간을 움직여갈 것이다. 그리고 멈춘 다른 사람들도 보듬을 수 있을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작가는 계속 말하는 것 같았다. 살아있어서 기회를 맞딱뜨릴 수 있고 그래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실수와 기회는 같은 단어라고.
제목인 "천개의 파랑"으로 끝이난다. 콜리의 시선으로 관찰한 인간들은 다채롭다. 천개의 단어로 다 담을 수 없어 더 아름다운 하늘처럼 사람들도 전부 다르고 독특하다.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인간들은 서로 공격을 하기도 한다. 외롭고 불안하고 상처받기 싫어서. 그러나 때로 각자의 시간이 균열이 나기도 하고, 그 틈으로 기적이 이뤄지기도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따라 잡을 수 없는 것들에 불안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런 실낱같은 희망과 기적을 바란다. 그리고 나역시 하루의 일상을 나만의 행복으로 채우면서 나만의 속도로 주어진 내 레이스를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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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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