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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 글쓴이
- 주제 사라마구 저
해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명작이라 손에 꼽는 작품을 재밌게 읽다가 갑자기 그 작가 스스로 "도시 멸망 후에는 여성이 강간당할 것이다"라고 확신하는 상황을 보는 내가 여자였을때 느껴지는 배신감이 얼마나 끔찍하고 경멸스러운지. 여자인 나는 작가의 세계에 공감하는데 작가 본인은 여자는 약한 존재이고 보호 받아야하며 합법적으로 성을 팔 수 있고 여자만의 유대가 있다고 믿고 있다니... 마치 시민의 보편적인 성이 남자인 것처럼.
책의 독자의 반이 여성일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이 소설이 그대로 나온 것을 보면, 순간 멋진 문장을 써낸 작가의 성별적인 한계가 느껴지고 경멸스러워진다. 이런 소설을 낼 정도로 인간의 감정, 본능을 심오하게 연구했음에도 인류의 반을 채우는 여성에 대한 고찰이 이정도라니, 그저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그들 눈에 법과 다른 이의 감시가 사라진 무법지대에서 언제나 여성은 암말이나 창녀인 것이다. 대체 왜 언제나 남성의 성욕은 법의 감시망을 피하였을 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가? 그들은 그런 생각에 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당연하고 당당하게 밝히고 다닐 수 있는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세계에 공감할 줄 모르고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남자들로 이뤄진 사회를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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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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