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문학
내려올 때 보았네
- 글쓴이
- 이윤기 저
비채
이번에 싱가포르 여행하면서 읽은 책이다. 하나 하나의 산문들로 이루어진 글이라 토막토막 끊어 읽기도 적합하고, 다루는 주제도 다양해서 여행하면서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과 버무려 우리의 삶을 반추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연배가 있는 분이 쓴 다양한 분야의 글이라 내용이 조금 어려운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읽힌다.
크게 5부문으로 이루어진 산문집은 역시 말과 글로 한평생을 보낸 저자의 주된 관심사인 글살이, 책살이의 문제를 첫 주제로 다루고 있다. 번역가로서 느끼는 애환에서부터 평생 학습을 위한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2부에서는 환경과 평화를 생각하며 한중일 삼국을 순회하는 ‘피스 앤드 그린 보트’에서 만난 일본인들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한일 관계를 조망한다. 과거의 닻에 매여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며 문화라는 돛을 올리자고 역설한다.
3부에서는 저자의 베트남과 인연을 소개하면서 감상에 빠져 보기도 하고, 4부에서는 시골에서 나무 심고 농사 짓는 일의 힘겨움과 그 희망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명창들’ 앞에서도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사연을 비롯해 일상의 여러 측면에서 떠오르는 단상들을 풀어놓고 있다. 산문집 제목에서인용하고 있는 고은 시인의 <꽃>을 이야기하면서 고은과의 개인적 인연들도 소개하기고 하고 자신은 아직 시인의 까마득한 오도송을 흉내조차 내지 못한다고 겸손해 한다.
인생의 경륜이 바탕에 깔려 있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이란 누구를 모망하는 것이 아닌 바로 자신만의 노래를 명창들 앞에서도 주늑들지 않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하루 하루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진실과 도전과 올바른 가치관이 함께 담겨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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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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