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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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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글쓴이
김승섭 저
동아시아
평균
별점9.4 (51)
낭만선녀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동아시아/2018



저자의 첫번째 저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을 읽고 나서 이어서 찾아 읽게 된 책입니다.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6가지 테마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업적으로도 그렇고 관심이 있기도 해서 이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도 있었기에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내용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자는 의학적 지식이라고 하는 것도 권력의 입맛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권력에는 물론 자본도 있고, 그 자본이 권력자와 지식인을 움직인 것도 있겠지요. 대부분의 임상 실험이 초기에 남성들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막상 여성들에게 처방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임상실험은 현실적으로 가난한 나라의 남성들 이를 테면 군인이라든가 동원하기 쉬운 인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저개발 저소득 국가에 만연한 여러 전염병이 이들 국가가 치료비를 댈 수 없기에 연구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당연히 치료약도 잘 나오지 않는 백태를 지적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일라이일리가 비만약으로 주가가 천정을 뚫고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주식 살 걸 하는 마음과 아, 그런데 더 급한 게 있는데 하는 양가감정에 시달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는 식민지 시대 서구 제국주의 국가와 이를 추종한 일본이 자신들이 식민 통치를 원할하게 하기 위해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한 자별적인 여러 시행 조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식민지 시대 보통 사람들의 삶의 수준이 올라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의 주장이 일견 맞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차별 당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리지는 못하는 것. 더구나, 여러 자료에 의하면 불평등 자체가 질환을 유발합니다. 식민지 근대화는 일본에  의해 주입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그만한 환경만 주어지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인력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세번째는 불평등에 대한 기록입니다. 미국의 인종 차별로 인한 건강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만, 현재 우리 나라에서 벌어지는 장애인 차별, 소수자 차별, 그리고 실질적인 외국인 차별 역시 같은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네번째 대목이 저에게는 직접적으로 와 닿았습니다. 암에 대한 이야기나, 과거 흑사병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다른 책이나 자료에서 익히 보아왔던 것들을 약간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것에 불과했다면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이라는 챕터는 제가 약간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이 또렷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유방 검사를 받고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다 양성 판정이 났다고 알려 준 적이 있습니다. 의사는 희소식이라고 알려주면서 종양의 크기가 커서 만약 악성이었다면 시한부 였을 거라고 이야기 했다며 씁쓸해 했습니다. 저는 위로랍시고, 그 의사도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도 모르면서 남의 죽음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고, 친구는 다행히 빵 터졌습니다. 의사에게 죽음을 맡기고, 장례도 집에서 치르지 않으며, 죽음은 고사하고 질병 조차도 삶에서 유리되어야 하고, 질병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사회구성원들이 어디론가 안 보이는 곳에 치워버리고자 한다면 과연 그 구성원들의 삶은 온전한 삶인가. 제가 평소 생각해 왔던 내용이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꽤 급진적이긴 하지만 이반 일리치의 책도 기회가 되면 읽어볼까 싶고, 이기적 유전자 만이 아니라 협력의 유전자, 이타적 유전자, 공감하는 유전자 등의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섯번째는 과학사 이야기입니다. 기존이 상식과 통념을 깨고 과학사 특히 의학사에 현격한 발전을 이루어낸 사람들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의 이야기와 끔찍한 터스키기 사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터스키기 사건은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읽는 내내 정말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만, 본래 이런 얼척없는 일이 더 사실이죠. 



여섯번째는 상식, 아니 사실상 무지, 편견과 싸우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과학자들은 멀쩡한 사실을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실. 아, 도대체 왜 세상이 이모양인 걸까요 ㅜㅜ



저자의 이전 저작 < 아픔이 길이 되려면> 과 마찬가지로 가독성이 뛰어나고, 마음 아프지만 깊이 있는 내용입니다. 즐거운 의학사 탐방도 되고, 뼈아픈 현실 고찰도 됩니다. 멋진 독서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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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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