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낌과 생각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 글쓴이
- 김상엽,김지원 편
청아출판사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사람들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대한 인물 100인을 간추린 책이다. 책에 먼저 소개되는 동양의 인물을 살펴보면 통치자나 종교인, 유학자에서 시인,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통일제국을 완성하고 문물을 정비했던 중국의 여러 왕들이 비중 있게 소개되고 있다. 혼란한 시기에 태어나 갖은 수를 다해 정적을 무찌르고 왕위에 올라 위대한 업적을 쌓은 그들은 광활한 중국대륙을 아주 이상적인 방법으로 통치했으니 100인에 소개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 인도의 여러 인물들이 동양의 위대한 사람들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쉽게도 그 속에서 한국인은 찾을 수 없었다. 정녕 우리는 세계 역사의 흐름에 조금의 영향도 끼치지 않은 걸까? 한글을 만든 세종, 무패를 자랑한 이순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정도는 당당히 세계사에 이름을 올려도 되지 않을까?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어 지식의 무한 확장과 계급사회의 붕괴를 촉발한 것도 다름 아닌 우리인데 세계사의 한 켠에 그 이름을 올리는 데에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뚜렷한 기준 없이 기존의 세계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았던 단 몇몇 인물만을 새로이 추가해서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이라는 다소 상업적인 타이틀을 정하지 않았나 싶다. 정치사, 사상사, 미술사, 음악사 등등의 개별 역사에서 왜 꼭 이 100인 나오게 됐는지, 그들이 어떤 힘을 발휘해 세계사를 움직이게 했는지에 관해서 좀 더 밀도 있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게 없다면 이 책의 의미는 단순히 역사에 등장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나열’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틸라나 막사이사이처럼 세계사에 괄목할만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누락에 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을 추리는 건 아주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지만 ‘세계사를 움직일 만큼’의 영향력 있었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시도라면 각 인물들의 어떤 점이 세상을 움직일만한 힘이 있었는지에 관해서 공통적인 답을 주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사람들을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이라 부르기 마땅찮을 테니까 말이다.
한 권에 모든 걸 집약해 놓은 책들이 늘 그러하듯 이 책 역시 한계점이 많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세계사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언급된 인물들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특히 다른 세계사 책에서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던 텐진 가쵸, 시몬 볼리바르, 블라드 3세와 같은 인물들과 만남으로써 어두웠던 세계사의 영역이 환하게 확장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이 한 권의 책으로 세계사 전반을 이해하는 건 어렵겠지만 세계사의 한 길목에서 화려한 업적과 명성을 쌓고, 수대에 그 이름을 널리 떨친 위대한 인물들과 만나 그들이 활약한 역사와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사상가이거나 예술가 혹은 정치가 일수도 있으며 자신의 조국은 물론 주변의 여러 국가들, 나아가 시대를 관통하는 영향력을 가졌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수놓은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양한 능력과 힘에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 모두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향해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예술성과 통치력, 종교적인 이념과 혁명정신, 실험적인 노력과 과학적인 연구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자신이 주력할 분야를 찾아내고, 부단히 노력해 후대에도 인정받을 능력을 키워냈다. 게다가 그 능력은 역사를 움직일 정도로 뛰어났으니 그들을 가리켜 ‘위인’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세계사를 움직인 과거의 그들처럼 오늘의 역사는 또 누구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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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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