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이 21세기에 나타난다면?

이 설정에 마음이 끌려 읽게 된 책이었다. 19세기의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그려낸 제인이라면 21세기에 왔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그러지 않고 오히려 더 즐겁게 21세기를 즐기지 않을까? 오히려 새로운 문물을 즐기고 신여성이 되어 파격적인 소설을 써내려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나의 상상과 작가의 상상은 결을 조금 달리 했지만, 작가는 제인 오스틴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로서의 고통과 성공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경험을 주고 싶어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보통 '시간여행'을 떠올리면 과거로의 여행을 떠올리게 되는데, 미래로의 여행을 하게되는 바람에 제인의 행동에 제약이 많이 따르게 된 점이 조금 아쉬웠다. 제인의 시대에서도 여자로서의 제약이 많았던 삶이었는데, 시간여행을 하고 난 다음의 삶에서도 모르는 것이 많고, 제인의 관심으로 인해 책이 소멸된다고 생각한 소피아로 인해 행동의 제약 걸려 소극적으로 미래사회를 접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제인이 프레드가 소설을 쓰게 돕는 방법이 꼭 집안일을 하는 것 밖에 없었을까? 글을 쓸 수 있도록 자기의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프레드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에 프레드의 글을 읽고 조언을 해주었던 시간이었것 같은데 말이다. 꼭 누군가를 사랑했다고 해서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은 아닐텐데, 미래의 제인이 글을 쓰지 못했다는 부분도 조금 아쉬웠다. 누군가를 사랑한 경험은 분명 예전의 제인과는 다른 소설을 쓸 수 있는 동력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제인을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졌다면 오히려 더 어색했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고민이 들었다. 내가 제인 오스틴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이 책이후로 그녀에 대해 많이 알아갔으면 좋겠다. 

책 속에서 '제인오스틴 체험센터'를 제인과 소피아가 간 장면이 제일 인상깊었다. 제인이 ~한 것이라고 된 설명 중에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는 센터를 보며, 현재 우리의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들이 정확한 작가와 시대와 사용설명이 맞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같이 웃으면서 읽었다. 

537쪽의 두꺼운 책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며 읽힌다. 제인 오스틴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기도 했다. 제인을 현재시대로 데리고 와 그녀에게 19세기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대신 이루게 해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 책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